관람객들이 아이드론이 출품한 드론(무인비행기) 시험비행을 지켜보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관람객들이 아이드론이 출품한 드론(무인비행기) 시험비행을 지켜보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대형 TV 화면에서 고화질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관람객들을 촬영한 영상이 흘러나온다. 영상에 펭귄 물고기 고래 등이 뛰노는 바다를 그린 애니메이션이 겹쳐져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발을 뻗어 물을 차 봤다. 물결이 크게 일렁인다. 손을 내밀어 책상에 있는 펭귄을 만졌다. 펭귄이 ‘꺅꺅’ 소리를 내며 물속으로 도망간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IT쇼(WIS) 2015’의 전자통신연구원(ETRI) 전시관에서 시연되고 있는 ‘공간 증강 인터렉티브 기술’이다. 이번 전시회에선 기술력을 갖춘 강소기업들이 창의적인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ETRI가 독자 개발한 이 기술을 적용하면 증강 현실을 간편하게 구현할 수 있다. 기존엔 실제 공간과 가상 공간 위치를 설정해 맞추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컴퓨터가 실제 공간을 바로 인식한다. 방송국의 가상 스튜디오나 전시·과학관, 학교에서의 가상체험 교육 등 활용 범위도 넓다. ETRI는 최근 중소업체 케이쓰리아이에 이 기술을 이전했다. 케이쓰리아이는 조만간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무인비행기(드론) 제작·판매업체인 헬셀은 이번 전시회에서 농약 살포용 드론을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약 10L의 농약을 드론에 싣고 공중에서 살포할 수 있다. 헬셀이 중국계 드론업체와 공동 개발한 이 제품의 가격은 대당 3000만~4000만원 안팎. 10~20L의 농약을 적재할 수 있는 기존 무인 헬리콥터(대당 2억원가량)에 비해 훨씬 싸다. 헬셀은 55배 줌인 줌아웃이 가능한 재해·재난 구호용 드론, 초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방송 장비용 드론 등 다양한 산업용 드론을 이번 전시회에 내놨다.

3차원(3D) 프린터 제작회사인 포머스팜은 휴대용 3D 프린터 ‘스프라우트 미니’를 전시회에서 발표했다. 이 제품은 무게와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여 휴대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무게는 7㎏으로 이전 제품보다 절반 이상 가볍다. 크기도 100×100×100㎜(프린터 내부 조형판 기준)로 작아졌다. 일반 3D 프린터를 사용할 때 까다로운 절차 가운데 하나였던 ‘조형판 레벨링(수평 맞추기)’도 자동화했다. 포머스팜 관계자는 “플라스틱 사출 성형(FDM) 방식의 정밀 출력 기술만큼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