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구글이 국내 모바일 검색 점유율에서 2등 굳히기에 나서며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국내 포털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검색은 포털 서비스의 뼈대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핵심 수익원인 광고와도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분석+] 구글, 모바일 검색서 '전세 역전'…국내 포털사 '긴장'
28일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4월 모바일 검색 쿼리 점유율에서 구글은 14.5%를 나타냈다. 점유율 1위인 네이버(73%)에 한참 못 미치지만 다음카카오(12.3%)를 3위로 따돌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다음카카오가 구글에 5.6%포인트 앞선 것에서 전세가 역전됐다. 통상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8:2에서 7:3의 비율로 검색 시장을 양분해 왔다. 이를 감안하면 구글이 양사의 점유율을 가져온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구글과 다음카카오의 점유율 역전 추세가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구글이 0.2%포인트 차이로 다음카카오를 앞지른 후 격차를 벌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구글이 일시적으로 다음을 앞선 경우는 있지만 5개월 연속 2위를 차지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모바일 웹뿐 아니라 앱(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으로 유입된 검색 데이터를 합치면 구글의 점유율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포털업계는 구글이 성장한 배경으로 모바일 선(先)탑재 효과와 검색 기술을 꼽았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경우 구글 검색 엔진이 탑재되기 때문에 검색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온리(Only)' 전략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모바일 검색 서비스에 대한 품질도 올라갔다는 평가다. 구글은 검색 알고리즘을 현재 PC 중심에서 모바일로 대대적으로 개편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연어 처리 기술이나 검색 서비스에 대한 품질이 올라가면서 만족도도 늘어났을 것"이라며 "모바일에선 개인화된 키워드를 입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구글나우에서도 이용자 맞춤형 정보를 찾아주는 기술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나우는 사용자의 검색 습관이나 앱에 있는 정보를 활용해 어떤 정보를 원할지 예측해서 알려준다.

검색 광고를 포함해 광고 매출에 의존하는 국내 포털사들은 구글의 성장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입장에선 모바일 점유율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각각 쇼핑 검색과 샵 검색(출시 예정)을 통해 모바일 검색에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 사업자에게 검색 점유율은 광고 매출과 직결되는 중요한 이슈"라며 "구글이 지난해 국내 광고 시장에서 1000억~1200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글이 양사의 점유율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올 여름 출시를 앞둔 카카오톡 검색 서비스가 모바일 검색 시장에 또 다른 변동을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