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벤처 연합군 옐로모바일이 미디어 대상 첫 공식 행사를 취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심사업 없이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공식 행사를 접어 의구심을 키우는 상황이다.

[분석+] 몸집으로 시선 끈 옐로모바일…공식석상 망설이는 이유는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말 '옐로모바일 오픈하우스'라는 제목으로 미디어데이 초청장을 발송했다. 초청장에는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와 주요 임원진이 참여하며 주요 성과와 올해 사업 전략을 밝히기 위한 자리라고 명시했다.

옐로모바일의 기자간담회는 주요 언론과 업계의 시선이 쏟아지기에 충분한 자리였다. 2012년 출범 후 처음으로 갖는 공식 석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1조원에서 7조원까지 거론되는 회사의 몸값 논란을 해소시킬 수 있는 창구가 될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창구는 또 다른 물음표를 남긴 채 닫혀버렸다. 회사 측이 장소 문제를 이유로 간담회 일정을 연기하다 결국 취소하기로 결정한 것. 대외적으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일정과 장소까지 공지한 시점에 간담회를 돌연 취소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이상혁 대표를 비롯해 주요 임원진이 나서는 첫 대외 행사인 만큼 경영진의 뜻도 반영된 자리이기 때문이다.

IT(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는 "회사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대외적인 자리를 만들면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며 "내세우는 비전보다 우려를 사는 이슈가 전면에 드러날 수 있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옐로모바일의 사업 비전을 놓고 의심어린 시선이 쏟아졌던 것은 사실이다. M&A를 통해 기업 가치를 키웠지만 뚜렷한 수익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회사가 보유한 계열사는 현재 총 77개. 인수된 기업의 매출도 함께 삼키면서 옐로모바일의 매출은 급격히 불어났다. 분기보고서를 통해 밝힌 지난해 1~9월 누적 매출은 5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억원, 당기순손실은 30억원을 기록했다. 덩치는 커졌지만 내실이 없었다는 얘기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는 "열악한 한국 벤처 생태계에서 상장으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나온 시도라고 본다"며 "다만 시장 지배력이 있는 대표 서비스가 없다는 측면에서 성장성이나 수익성 모두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핵심 사업 없이 주식교환을 통해 M&A로 성장하다보면 향후 지배구조가 뒤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옐로모바일은 피인수기업과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결합한다. 보유 중인 회사의 지분을 자회사에 양도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손자회사도 여럿 있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옐로모바일의 나스닥 상장설이 나오는 것도 복잡한 지배구조로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향후 복잡한 지배구조 자체가 리스크로 여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옐로모바일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를 두고 회사 측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이상훈 옐로모바일 커뮤니케이션본부 본부장은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의심스러운 시각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고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간담회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형식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고민중"이라며 "그때까지 성급한 우려보다는 관심어린 시선으로 지켜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