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대 데뷔한 한국 벤처

"회사는 작지만 꿈은 크다"…정부·대기업 지원받아 참가
부스 못 차린 스타트업은 전단지 돌리며 홍보 나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지원으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 참가한 국내 스타트업 대표와 직원들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박병종 기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지원으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 참가한 국내 스타트업 대표와 직원들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박병종 기자

“화웨이, ZTE 같은 중국 대기업들이 먼저 찾아와 제휴를 맺자고 제안합니다.”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 1만원짜리 헤드폰의 음질을 100만원대 헤드폰 음질로 만들어준다는 골든이어스의 부스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회사는 시중에 나온 헤드폰의 음역을 일일이 측정해 소프트웨어 이퀄라이징 방식으로 보정, 최고급 헤드폰 음질로 바꿔주는 스타트업이다.

수많은 바이어에게 둘러싸여 제품을 설명하던 김은동 골든이어스 대표는 “글로벌 대기업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뜨거울 줄 몰랐다”며 “MWC를 통해 세계 시장으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2만4000㎡ 면적에 8개 홀로 구성된 MWC 전시장 곳곳에는 글로벌 진출의 꿈을 안고 바르셀로나를 찾은 한국 스타트업의 홍보 경쟁이 치열했다.

○가장 작은 기업들의 큰 반란

작은 홍보 부스를 꾸리는 데만 수천만원이 드는 전시회에 국내 스타트업이 있을까. 혹시나 하는 생각에 페이스북을 통해 MWC에 참가한 국내 스타트업을 수배했다. 10분이 지나지 않아 전시장 여기저기 숨어 있는 국내 스타트업 정보를 알 수 있었다.

“MWC에 참가한 곳 중 가장 작은 기업일 테지만 품고 있는 꿈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혼자 바르셀로나까지 날아와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는 에이프릴 김 채팅캣 대표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채팅캣은 원어민(영어)의 집단지성을 이용해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작성한 영어 문장을 교정해 주는 플랫폼이다. 채팅캣은 국내 통신사 KT가 MWC 행사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모든 영문 서류를 교정했다.

스마트 전자칠판 서비스를 개발한 애니렉티브도 부스를 꾸렸다. 애니렉티브의 비터치 서비스는 소형 카메라를 통해 일반 TV나 스크린을 터치 입력이 가능한 전자칠판으로 만들어준다. 칠판에 입력된 내용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바로 저장된다.

○정부기관·대기업의 지원 노력

자금 여력이 크지 않은 스타트업이 국제전시회에 참가할 수 있었던 데는 정부기관과 대기업의 역할이 컸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국내에서 선발한 8개 스타트업이 글로벌 산업 흐름을 읽고 홍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모바일 파일전송 서비스 샌드애니웨어로 유명한 이스트몹, 자녀의 위치를 알려주는 패미 서비스의 스파코사, PC에 저장된 음악이나 영상을 스마트폰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짐리를 만든 노마드커넥션 등이 대표적이다. 대기업의 도움으로 참가한 스타트업도 있다. 채팅캣과 애니렉티브는 KT의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인 K-챔프를 통해 바르셀로나에 올 수 있었다. 곽구현 NIPA 스마트콘텐츠팀 수석은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 수익모델을 만드는 데 국제전시회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단 돌리는 스타트업 특사들

비용 절감을 위해 부스를 차리지 않고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특사’를 보낸 스타트업도 있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서비스 김기사로 유명한 록앤올의 박종환 대표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동향 파악과 영업활동을 위해 참가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국내 대표 핀테크(금융+기술) 업체 한국NFC의 홍병철 고문은 외국인들에게 전단을 나눠주며 한국NFC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소개했다. 스마트폰 뒷면에 신용카드를 갖다 대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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