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소니 등 중저가 모델 전시…'스마트폰 경쟁' 보급형으로 확산

3월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2015)'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만큼 최첨단 기술과 디자인을 자랑하는 스마트폰의 경쟁터로 유명하다.

그래서 MWC는 글로벌 주요 제조사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주력 스마트폰을 멋지게 공개하는 자리로 인기를 얻어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파는 삼성전자만 해도 2011년과 2014년 자사 주력 모델인 갤럭시S2와 갤럭시S5를 여기서 선보였다.

삼성이 지난 1년간 '프로젝트 제로'라는 코드명 하에 개발한 갤럭시S6도 이번 MWC 행사장에서 베일을 벗는다.

그러나 최근 들어 MMC 전시장 한편에선 보급형 중저가폰끼리 펼치는 경쟁도 고가폰 못지않게 치열해 새로운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세계 각국 업체들이 중저가폰을 잇따라 쏟아내는 이유는 이 시장이 프리미엄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4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추산에 따르면, 2016년 보급형 중저가폰(400달러·약 44만원 이하)의 판매량은 10억7천만대로 고가폰(4억3천만대)의 2배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2013년만 해도 중저가폰 판매량은 6억3천만대로 고가폰(3억6천만대)의 75% 수준이었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과 인도가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한 것도 주된 이유다.

중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70%대 초반, 인도는 30%대에 불과하기 때문인데 지난해 샤오미(중국)와 마이크로맥스(인도) 등 후발 업체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자국 내 중저가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데 따른 것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미루어 올해 MWC에서는 중저가폰끼리 펼치는 경쟁 열기가 가장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MWC의 주인공으로 갤럭시S6를 내세운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 인도, 러시아 등에 차례로 출시한 갤럭시A와 갤럭시E 시리즈를 별도의 부스에서 전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지난해 MWC에서 중저가 모델 L시리즈(3G)와 F시리즈(LTE)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마그나', '스피릿', '레온', '조이' 등 모델명에 이름까지 붙인 보급형 라인업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부스 크기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지만 모델 개수를 줄인 것을 고려하면 실제 전시 규모는 더 커진 셈이다.

일본의 강호 소니도 보급형 모델인 '엑스페리아E4'를 전시, 프리미엄폰 엑스페리아Z 시리즈의 인기를 중저가폰으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엑스페리아E4는 이달 초 영국에서 처음 공개된 제품으로 가격은 130유로(약 16만3천원)다.

이 밖에 화웨이와 레노버 등 고가에서 중저가 모델까지 제품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업체들도 잇따라 전략 보급형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폰의 경쟁력은 가격에 있는 만큼 제조업체들은 현재 무작정 모델 개수를 늘리기보다는 소수 모델로 규모의 경제를 노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