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다음카카오가 비슷한 시기에 내놓은 두 뉴스 서비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뉴스 펀딩'은 당초 목표치를 뛰어넘는 독자 후원 금액을 모은 반면 '카카오토픽' 이용자 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다음카카오 '한 지붕 두 뉴스'…'뉴스 펀딩' 뜨고, '카카오토픽' 부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는 합병 출범을 앞둔 지난 9월 말 각각 신규 뉴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크라우드 펀딩(불특정 다수에게 기금을 모으는 것)에 기반한 뉴스펀딩과 콘텐츠 추천 어플리케이션(앱) 카카오토픽이다.

두 서비스는 기존 뉴스 콘텐츠와 차별화된 방식으로 관심을 모았다.

뉴스 펀딩은 독자 참여를 승부수로 띄웠다.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 제작을 요청하면, 필요한 비용을 후원자들이 모아 지원하는 방식이다. 콘텐츠 제작자가 일방적으로 뉴스를 생산하는 방식에서 벗어난 것.

카카오토픽의 경우 맞춤형 뉴스를 무기로 내세웠다. 이용자 개개인의 관심사를 반영한 알고리즘에 따라 관심이 있을 법한 콘텐츠를 우선 노출한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돼 차별화를 내세웠지만 두 뉴스 서비스에 대한 반응은 사뭇 다르다. 뉴스 펀딩은 후원 규모에서 초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 카카오토픽의 성적은 부진하다.

뉴스 펀딩은 출시 3개월 만에 32개 콘텐츠로 2억3000만 원 가량의 후원금을 모았다. 당초 회사 측에서 예상했던 5000만 원 수준을 훌쩍 넘겼다. 후원 가능한 액수를 늘려달라는 의견이 많아 상한선이 없는 통큰 기부를 추가하기도 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펀딩 뉴스가 생소한 개념이라 연말까지 5000만 원 가량을 모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기대보다 좋다" 며 "독자 참여를 기반으로 한 만큼 이용자들의 높은 공감을 산 것같다"고 평가했다.

뉴스 펀딩과 비교해 카카오토픽의 이용자 확보 속도는 지지부진하다.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카카오토픽은 10만~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다음카카오가 출시한 서비스와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쇼핑앱 '카카오픽'은 50만~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모바일지갑 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도 출시 한 달 만에 50만~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정식 버전이 아닌 베타 서비스로 아직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않은 상황" 이라며 "이용자들의 관심사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고 알고리즘이 정교화되면 좋은 반응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사 내부에선 카카오토픽이 뉴스 생태계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한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본인의 관심사보다 사람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는 뉴스를 보고 싶어하는 생태계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합병을 앞두고 출시 여부가 불투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토픽보다 기대 이상의 반응을 거둔 뉴스 펀딩의 선전은 눈에 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토픽은 카카오에서 워낙 오랫동안 준비한 서비스였기 때문에 다음의 신규 서비스인 뉴스 펀딩의 입지가 분명치 않았다" 며 "때문에 합병 전 부랴부랴 출시한 측면도 있는데 토픽보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