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의 다음카카오, 1000억 벤처투자사 설립
다음카카오가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벤처 생태계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투자전문회사를 설립한다. 국내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활성화에 관심이 많은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사진)의 결단에 따른 투자다. 김 의장은 2012년 중소기업 창업 지원을 목적으로 ‘케이큐브벤처스’라는 투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다음카카오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을 투자해 투자전문회사 케이벤처그룹을 설립하기로 의결했다. 설립 예정일은 내년 1월23일이며 초대 대표이사에는 박지환 전 다음카카오 전략팀장을 내정했다. 이번 투자사 설립에 들어간 자본금은 100억원 규모다.

케이벤처그룹은 다음카카오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적극적인 투자 및 인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서비스가 이뤄지지는 못하더라도 혁신적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스타트업이나 차세대 모바일 사업 등을 추진하는 벤처 등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 생태계와 같은 국내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뜻이다.

박지환 대표이사 내정자는 “재무적으로 단기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성장과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실력 있는 벤처를 대상으로 장기간 투자할 계획”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있는 벤처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벤처 생태계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벤처 생태계에 대해 ‘스타트업들은 열심히 하는데 아이디어 투자가 적어 성장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다음카카오가 합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체적으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한 시기지만 국내 벤처 생태계를 키우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는 뜻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