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20일 개막한 ‘월드IT쇼(WIS) 2014’에서 양자역학을 활용해 해킹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차세대 통신 보안기술을 발표했다. 이 기술은 불확정성을 근간으로 하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통신 신호를 암호화하는 기술로 내년께 상용화할 전망이다. 뉴턴으로 대표되는 고전역학은 현재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미래의 어느 순간에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결정론적 입장을 취한다. 인과법칙을 따르고 우연성을 배제하는 것이다.

반면 양자역학은 고전역학과 달리 확률론적 입장을 보인다. 현재 상태를 알고 있더라도 미래에 일어나는 사실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에서 관측 전 입자는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다. 위치마다 존재할 가능성이 확률로 표시될 뿐이다. 하지만 관측하는 순간 양자는 한 점에만 존재하게 돼 여러 가능성을 가진 ‘중첩’ 상태에서 비로소 벗어나게 된다. ‘관측’이라는 행위가 미래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양자암호통신은 이 특성을 활용한 보안 기술이다. 송·수신자가 아닌 제3자가 해킹을 시도하면 이를 일종의 ‘관측’으로 간주, 원래의 입자 상태를 알 수 없게 되고 송·수신자 모두 해커의 개입 사실을 알게 된다.

최진성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해킹을 용이하게 하는 컴퓨터의 연산 능력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원천적으로 해킹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장기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