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페이 광고로 도배된 계단…중국 아니라 명동입니다! > ‘IT 차이나의 공습이 시작됐다.’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에서 명동으로 건너가는 지하도 계단 양쪽 벽면에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간편 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의 선전문구가 빼곡히 붙어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 알리페이 광고로 도배된 계단…중국 아니라 명동입니다! > ‘IT 차이나의 공습이 시작됐다.’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에서 명동으로 건너가는 지하도 계단 양쪽 벽면에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간편 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의 선전문구가 빼곡히 붙어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파죽지세 IT차이나…추월 당한 IT코리아] 알리페이, 한국 모바일 결제 '군침'…바이두, 동남아 검색시장 장악
‘돌직구’부터 던졌다. “바이두가 중국 검색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건 중국 정부가 구글을 차단한 덕분 아니냐.” 지난 25일 만난 왕안나 바이두 글로벌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오해”라며 정색을 했다. “바이두는 중국 정부가 구글을 차단하기 훨씬 전인 2003년부터 이미 중국 시장에서 1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영문 회사명의 첫 알파벳을 합쳐 BAT로 불리는 이들 중국 인터넷 기업 삼총사가 빠르게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고 있다. 13억 중국 시장을 석권하면서 쌓은 노하우에다 막대한 자금력과 기술력까지 갖췄다. 알리바바의 성공적 뉴욕증시 상장은 IT(정보기술) 차이나의 저력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중국 인터넷 기업 이미 한국 추월

[파죽지세 IT차이나…추월 당한 IT코리아] 알리페이, 한국 모바일 결제 '군침'…바이두, 동남아 검색시장 장악
알리바바의 상장을 계기로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상위 20개 인터넷 기업 중 6개사가 중국 기업으로 채워졌다. 중국의 광활한 내수시장 덕을 톡톡히 봤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설명이 부족하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높은 성장 잠재력이 주가를 끌어올린 주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 인터넷 거인들은 최근 몇 년 새 전방위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서로 상대방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에 도전장을 냈다. 알리바바가 모바일 메신저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텐센트를 견제하기 위해 모바일 메신저 ‘라이왕’을 출시하자, 텐센트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중국 내 2위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의 지분 15%를 인수했다.

인터넷 이외의 분야로도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확보한 영향력을 활용해 오프라인 시장으로 침투하는 전략이다. 지난해 중국 금융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온라인 금융상품이 대표적이다. 알리바바가 지난해 6월 출시한 온라인 머니마켓펀드 ‘위어바오’는 올해 6월까지 5740억위안(약 98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시중 자금의 블랙홀로 부상했다. 텐센트는 6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월 밸런타인데이에는 왕푸징백화점과 제휴해 전시된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위챗을 통해 구매 및 결제가 이뤄지는 ‘위챗 쇼핑’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인터넷쇼핑과 항공권 예매, 자판기 이용, 휴대폰 요금 지급 등도 위챗을 통해 할 수 있다. 모두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서비스들이다.

글로벌 시장 충돌 본격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뉴욕증시 상장을 위한 투자설명회에서 “지난 10년간 알리바바는 중국을 얼마나 바꿨나로 평가받았지만 앞으로는 전 세계를 얼마나 변화시키는가에 따라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상장 이전부터 해외 시장을 공략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지난 6월 미국 내 자회사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 ‘11 메인’을 개설했다. 아마존과 이베이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최근에는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바이두는 이집트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 이미 진출해 있다. 지난 7월에는 브라질에서도 포르투갈어로 서비스하는 검색엔진을 선보였다. 바이두의 해외 진출 전략은 인터넷 보급률이 40% 미만인 국가들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한국 인터넷 기업에 위협이 되고 있다. 알리바바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를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제품을 구매하려는 중국 소비자를 위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1차 목표다. 하지만 앞으로는 중국 기업의 제품을 사고 싶어하는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에도 직접 뛰어들겠다는 계획이다.

동남아시아와 남미의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선 텐센트의 위챗과 네이버의 라인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중국 IT 전문가인 조상래 플래텀 대표는 “텐센트는 해외 시장에서 수천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들여 무차별적 TV광고 공세를 펼치고 있어 네이버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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