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분야 절대 강자인 카카오와 PC 분야 실력자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결합인 만큼 위협적인 경쟁자다.”(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국내 모바일 검색 시장에선 반드시 1등을 해야 한다.”(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오는 10월 합병을 앞두고 있는 다음-카카오 연합이 최근 검색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며 이용자 확대를 꾀하고 있다. 국내 37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가입자를 기반으로 검색 제왕 네이버와의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네이버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고도화된 웹 검색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을 굳건히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네이버는 또 일본 자회사인 라인주식회사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을 내세워 카카오톡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메신저 시장 침투도 노리고 있다.
네이버 vs 다음카카오 '인터넷 패권 전쟁'
○모바일 검색 강화하는 다음

김범수 의장은 최근 다음 경영진에 “검색 점유율을 높여라”는 밀명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카카오가 네이버와 맞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검색 분야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다음은 자사 검색 서비스를 카카오톡과 연계해 활성화시킨다는 계획 아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실행 방안을 마련 중이다.

다음 관계자는 “카카오톡에 다음 검색 창을 붙이는 방안이 될 수도 있고, 카카오톡에서 검색 결과를 바로 보여주는 형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최적화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올 들어 다양한 신규 검색 서비스도 잇따라 내놨다. 방송에서 나오는 음악을 바로 찾아주는 ‘방금 그곡’(음악 검색) 서비스, 문맥을 파악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바로 이거’(즉답 검색)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콘텐츠 제휴도 대폭 늘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20곳 정도였던 검색 콘텐츠 제휴를 올해는 100곳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검색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이상호 다음 부사장은 “데이터가 쌓여 임계치가 넘으면 그 순간부터 사용자들이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라며 “다음 검색이 확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라인 가입자를 늘려라”

네이버의 수성(守城) 의지도 강력하다. 검색 엔진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웹 문서 비중을 늘리는 등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포괄적 검색 시스템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옷가게 등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 정보를 모바일웹을 통해 제공하는 ‘스타일 윈도우’ 서비스를 정식 오픈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인지도 확대도 노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에 라인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정규 매장을 연 데 이어 최근에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도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오픈했다.

라인은 이달 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입자 5억명을 넘어설 게 확실시되고 있다. 기세를 몰아 국내 가입자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해진 vs 김범수 정면 승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두 수장 간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이해진 의장과 김 의장은 둘 다 서울대 86학번 동기다. 먼저 창업 전선에 나선 것은 김 의장이다. 김 의장은 1998년 게임업체 한게임을 창업했고, 이 의장은 이듬해 포털 네이버를 설립했다. 이후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이 합병하면서 둘은 한 배를 타기도 했다.

이 의장은 줄곧 네이버를 지키며 국내 1위의 인터넷 회사로 키웠고, 김 의장은 2008년 비상임 이사를 끝으로 네이버를 떠난 뒤 2010년 카카오톡을 출시해 큰 성공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동지였던 이 의장과 김 의장이 국내 인터넷 시장 패권을 놓고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며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이후 전면전이 불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