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즈상 수상 아빌라 "고등학생 때 연구기관서 공부…맞춤형 교육 덕에 수상했죠"
“스물한 살이란 어린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미국 같았으면 공부에 압도됐을지도 모릅니다. 대학이 아닌 연구소에서 교육부터 학위까지 큰 부담을 받지 않으며 공부한 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서울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은 아르투르 아빌라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 석학연구원(35·사진)은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국인 브라질의 독특한 교육시스템을 수상 배경으로 꼽았다.

브라질에서 태어난 아빌라 연구원은 남미 출신 첫 필즈상 수상자다. 열여섯 살 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땄고 고교 때 브라질 연구기관인 순수응용수학원(IMPA)에 들어가 21세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제 수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브라질이 첫 수상자를 낸 배경에는 아빌라 연구원을 키운 IMPA 시스템이 있다. IMPA는 연구소면서 학위까지 주는 독특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누구나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자격을 갖춘 사람은 공식 학위도 받을 수 있다. 수학 영재들은 고교 때 석사과정을 시작한다. 아직 필즈상 수상자를 내지 못한 한국에 IMPA식 교육이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아빌라 연구원은 “1995년 캐나다 토론토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참가 후 브라질로 돌아와 다음해부터 석사과정을 시작했다”며 “18세 때 IMPA에서 가르친 카를로스 마테우스라는 13세 학생은 19세에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IMPA의 장점으로 꼽은 것은 맞춤형 교육이다. 그는 “IMPA는 개인의 페이스에 맞춰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좋은 수학자를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며 “IMPA에서의 연구는 내게 수학자로서의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