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디자인 퍼스트'
구글, 직물 디자인 새 시도
안드로이드 OS에 통일
애플, 아이폰6 디자인 강화
마티아스 두아르테 구글 부사장이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새로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적용할 ‘머티리얼(직물) 디자인’을 설명하고 있다. 구글 제공

마티아스 두아르테 구글 부사장이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새로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적용할 ‘머티리얼(직물) 디자인’을 설명하고 있다. 구글 제공

“이것은 안드로이드 역사상 최대 발표다.”

구글이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 개발자 콘퍼런스(I/O 2014)에서 데이브 버크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새로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선보이며 이렇게 강조했다. 기존 OS와 달리 디자인을 대폭 개선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기술 중심 회사인 구글이 디자인의 중요성을 깨닫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에 디자인 경쟁이 불붙고 있다. 구글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애플 등도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등 차세대 I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디자인 역량을 높이고 있다. 기술이나 성능경쟁은 어느정도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젠 디자인으로 전선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 유명 디자이너 영입하고…구글, OS에 디자인 입히고…IT업계 혁신 경쟁…다음 '전쟁무기'는 디자인

◆삼성, 디자이너 외부 수혈

삼성전자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디자인연구소인 삼성디자인아메리카(SDA)에 IT업계 유명 디자이너인 하워드 너크와 네이선 포크만을 영입했다. 너크는 디자인 컨설팅 기업인 어뮤니션에서 헤드폰 ‘비트’를 디자인하며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포크만은 미국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과 포스퀘어 페이스북 등에서 일하며 디자인 관련 업무를 맡았다.

너크와 포크만은 이들의 경력을 고려할 때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와 관련한 업무를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웨어러블뿐만 아니라 모바일 OS, 사용자환경(UI) 등의 디자인에도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에는 애플 수석 디자이너인 팀 거젤을 전격 영입하기도 했다. 거젤은 뉴욕 맨해튼 어퍼웨스트사이드에 있는 애플스토어의 곡선 모양 유리 지붕을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다.

◆애플, 태그호이어 임원 영입

애플 역시 최근 럭셔리 시계 브랜드인 태그호이어의 파트리크 프루니오 부사장을 영입하며 웨어러블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프루니오 부사장은 애플에서 스마트워치 개발과 관련한 업무를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애플이 곧 선보일 것으로 알려진 스마트워치를 내놓기 전에 전반적인 디자인과 마케팅을 점검하기 위해 프루니오 부사장을 영입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조너선 아이브라는 걸출한 스타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IT 디자인을 매우 중요시해온 회사이기도 하다. 특히 9월께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6의 디자인은 최대 관심거리다. 화면이 이전보다 커지지만 두께는 얇아지고, 견고한 사파이어 글라스 등을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디자인 통일”

구글은 새로운 디자인 아이콘으로 떠오른 마티아스 두아르테 부사장을 중심으로 안드로이드 OS에 ‘머티리얼(직물) 디자인’이라는 시도를 하고 있다. 머티리얼 디자인은 평평한 화면에 색깔과 모양이 다른 여러 장의 종이가 겹겹이 쌓여 있다고 가정하고, 이들 종이를 구부리거나 움직여 입체감을 표현하는 개념이다. 마치 다양한 원단이 바닥에 주름진 상태로 겹겹이 깔린 모습을 떠올리면 이해가 좀 더 쉽다.

구글의 머티리얼 디자인은 앞으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PC 자동차 TV 등 다양한 기기에 들어가는 안드로이드 OS에 적용될 예정이다.

두아르테 부사장은 “단순하고 빠르고 재미있는(simple, fast, fun) 디자인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며 “구글의 OS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다양한 기기에서 통일된 디자인을 구현해 나갈 필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디자인을 강조해온 애플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구글 등도 이제 ‘디자인 퍼스트’를 외치고 있다”며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도 디자인 경쟁이 더 뜨거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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