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1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방송통신위원회가 9일 세부 시행령(고시)을 결정한다. 쟁점은 두 가지다. 단말기 보조금 상한선(27만원) 조정과 제조사·통신사 보조금 분리 공시 여부. 이 가운데 보조금 분리 공시를 둘러싸고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견이 달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용자가 휴대폰을 살 때 받는 보조금은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업체가 주는 장려금과 SK텔레콤 등 통신사가 주는 지원금으로 구성된다. 단통법이 시행되면 통신사들은 홈페이지 등에 보조금을 공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미래부는 제조사와 통신사의 보조금을 따로 공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갤럭시S5를 산 이용자 A씨가 4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다면 ‘제조사 20만원, 통신사 20만원’이라고 각각 공시하는 것이다.

미래부가 분리 공시를 주장하는 이유는 분리 요금제 때문이다. 미래부가 제안한 분리 요금제는 이용자가 보조금을 받아 휴대폰을 싸게 구입하든지, 아니면 보조금만큼의 혜택을 반영한 할인 요금제를 고르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이미 갤럭시S5(공단말기)가 있는 이용자 B씨가 A씨와 같은 조건의 할인 요금제를 선택하면 통신사 보조금 20만원만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의 혼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이 때문에 분리 공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미래부의 논리다. 그러나 방통위는 분리 공시제 도입에 소극적이다. 단통법에 명시한 보조금 공시 주체는 통신사뿐이라는 주장이다.

통신사와 제조업체의 입장 차는 더 크다. 통신사는 분리 공시제를 도입하지 않을까봐 속을 태우고 있다. 반면 제조사는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