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행정부는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주민등록 발행번호’를 새로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 안행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주민등록 발행번호’는 개인정보를 알 수 없는 무작위 숫자로 구성된다는 게 특징이다. 생년월일과 성별, 출신 지역을 알 수 있는 현행 주민등록번호와 가장 큰 차이다. 번호 유출이 의심될 때는 새로운 번호로 재발급받을 수도 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안행부의 요청으로 이 번호 체계를 만들었다. 현행 주민등록번호와 마찬가지로 출생과 함께 번호가 부여되고 13자리로 이뤄지지만 숫자 구성은 완전히 다르다. 발행연도 네 자리에 무작위 숫자 여덟 자리, 오류 검증번호 한 자리로 구성된다. 주민등록번호보다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낮다.

금융·인터넷 등 사적 영역에 이 발행번호를 보급하고 주민등록번호는 행정서비스 이용으로만 제한해 식별번호 체계를 ‘이원화’하자는 것이 김 교수의 제안이다.

정보보안업계에서는 현행 주민등록번호 체계를 고쳐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발행번호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발행번호 역시 완전히 난수는 아니기 때문에 해킹 우려가 있다”며 “아예 무작위로 만든 숫자를 식별번호로 이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발행번호도 주민등록번호와 마찬가지로 개인과 번호가 일대일로 매칭되는 개념”이라며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가 빠져 있다는 이점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주민등록번호와 마찬가지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염 교수는 “은행 병원 통신 등 업종별로 용도에 맞게 등록번호를 부여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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