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업계가 ‘치킨 게임’에 돌입한 이유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미국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소비를 주도하던 선진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신규 판매와 교체 수요가 줄고 있다. 시장분석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300달러 이상 고가 스마트폰 세계시장이 올해부터 3억2000만~3억3000만대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1년 2억3790만대, 2012년 2억9220만대, 작년 3억2490만대 등으로 성장하던 시장이 주춤하기 시작한다는 얘기다. 2011년엔 평균 347달러에 달하던 스마트폰의 세계시장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 1분기부터 300달러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미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도 30% 수준에 도달했다. 살 사람은 다 샀단 얘기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각 업체에서 쏟아내는 신제품도 ‘거기서 거기’라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접히고 휘는 스마트폰 등 ‘와우팩터(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요소)’를 가진 제품이 나오지 않는 이상 모바일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는 정점을 찍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모바일 기기 시장은 ‘프리미엄’에서 ‘보급형’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업계는 올해부터 전 세계 모바일기기 판매 대수는 증가하는 반면 매출은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전체 모바일 기기 판매 대수는 17억4500만대로 지난해보다 6.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체 매출액은 오히려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 세계 모바일기기 매출액은 3394억달러(약 362조3000억원)로 지난해보다 9.5% 늘어나면서 정점을 찍은 뒤, 내년에는 1.5% 감소할 것으로 IHS는 내다봤다.

올해부터 스마트폰 수요는 선진국에서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