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 한경과 인터뷰 "삼성·구글과 특허동맹, IoT 확산 기폭제될 것"
“삼성전자 구글과 특허 공유를 한 이유는 적을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술 발전과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섭니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사진)은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기자와 만나 “‘특허 괴물’들은 하는 일도 딱히 없이 특허를 사서 기업을 고소하기만 한다”며 “특허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많은 고심을 했고 결국 삼성, 구글과 지식재산권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시스코가 갖고 있는 특허로 다른 기업을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초 시스코와 삼성, 구글은 세 개 회사의 특허를 10년간 무상으로 공유하는 계약을 맺었다. 체임버스 회장은 삼성과 구글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가 모든 사물과 사람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사업을 펼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체임버스 회장은 인터뷰 내내 IoT를 강조했다. 그는 “향후 10년간 IoT 기술의 확산으로 공공부문과 기업부문에서 창출될 경제적 가치는 자그마치 19조달러(약 2경292조원)”라며 “IoT가 사람들의 삶 속에 스며들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 헬스케어 등 여러 부문에서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임버스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개념 또한 IoT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뿌리 역시 엔지니어”라며 “모바일 산업과 벤처를 기반으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려고 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에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박 대통령과 만나 IoT센터 설립 등에 대해 논의했다.

IoT가 확산됨에 따라 보안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질문하자 체임버스 회장은 “IoT 시대에 보안은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고 인정했다. 그는 “IoT 기술이 깔려 있는 마트에 들어가면 고객이 어느 코너에 몇 분간 머물렀고, 어떤 물건을 사려다 망설였는지에 대한 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시스코는 ‘넘버원 보안 회사’이며 각국 정부는 시스코에 개인정보를 요구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IoT로 인해 소비자들의 삶이 훨씬 쉬워질 테지만 개인정보를 어디까지 공유할 것인지는 어디까지나 고객의 권리로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4일 MWC 기조연설에서 최근 모바일 메신저 와츠앱을 190억달러(약 20조원)에 인수한 것과 관련, “와츠앱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와츠앱은 현재 수익이 거의 없지만 세계 10억명을 연결한 서비스는 드물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바르셀로나=심성미/전설리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