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구족(族)의 국내 유치가 어려운 것은 국내 대형 유통업체의 준비가 미흡한 탓도 크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국내 대형 백화점은 외국어로 된 쇼핑몰이 따로 없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도 마찬가지다.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 면세점 온라인몰은 외국어 서비스를 하지만 대부분 소개 정도에 그친다. 그나마 직접 주문이 가능한 곳은 롯데면세점 중문(中文) 사이트 한 곳이지만 영어로 된 페이지는 없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언어문제로 글로벌 직구족을 사로잡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가운데 해외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기업은 2010년 기준 70.1%에 달한다. 해외 매출 비중이 10% 이상인 기업도 41% 정도다. 특히 국경이 맞닿아 있는 캐나다 수출 비중은 전체 해외 온라인 수출의 절반(49.3%)에 육박한다. 한국이 전자상거래를 새로운 수출 실크로드로 활용하기 위해선 미국처럼 중국과 같은 거대 인접 소비시장으로의 접근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성공 비결은 현지화다. 미국은 영어권 국가지만 외국어로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업체 비중이 지난해 20.9%에 달했다. 외국어 콜센터를 지원하는 기업도 16.4%였다.

전문가들은 국내 제품의 질이나 정보기술(IT) 등 ‘하드웨어’는 탄탄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역직구 시장의 성장 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유병규 청와대 국민경제자문회의단장은 “한류 마케팅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지금이 해외 진출의 적기”라며 “각 국가에 맞는 번역서비스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주고 공인인증 등 복잡한 결제 방식을 조금만 간소화한다면 외국인 접근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조미현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