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포털 사이트들이 운영하는 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들이 구글과 페이스북에 밀려 맥을 못 추고 있다.

네이버가 내년 중 단문형 SNS '미투데이' 사업을 접는다고 밝힘에 따라 토종 SNS는 싸이월드만 남게 됐다.

네이버는 내년 6월 30일부로 '미투데이'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미투데이'는 2007년 2월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SNS다. 네이버가 2008년 말 인수한 후, 2009년에는 트위터 주간 순방문자수를 앞지르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후 각종 활동성지표는 급격히 떨어졌다.
"외국계 공세 못버티겠다" 미투데이 등 토종 SNS의 '몰락'
네이버는 이용자가 급감한 원인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글로벌 기업들을 지목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파워에 밀려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시장조사기관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9월 미투데이의 모바일 페이지뷰는 195만2600건이다. 페이스북(9337만6261건)에 크게 못 미친다. 트위터(1989만3492건)와 비교해도 10분의 1 수준이다.

같은 달 모바일에서 페이스북을 접속한 순이용자는 881만1287명에 달하지만, 미투데이는 19만여명 이용에 그쳤다.

네이버 측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성장세는 뚜렷하지만, 미투데이는 각종 지표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사실성 서비스 운영과 유지에 어려움이 있다"며 "글로벌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SNS뿐 아니라 모바일 앱 시장 전반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최근 모바일 앱 순설치자수 상위 10개 중 9개는 구글 안드로이드 내 서비스인 유튜브, G메일 등이 독차지하고 있다.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 5위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네이버는 모바일 앱 시장에서 인기 순위가 15위에 불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이쪽 분야에 특화돼 있는 페이스북의 국내 영향력이 특히 커지고 있다"며 "또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기본 탑재돼 있는 구글 앱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 국내 포털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는 향후 추가적인 SNS 서비스 도입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일본 등 글로벌 주요 지역에서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라인, 폐쇄형 SNS인 밴드를 통해 모바일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SK컴즈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팝업창을 없애고, 사진 서비스 중심으로 단순화해 곧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KTH는 지난 5월 '아임인', 다음은 지난 8월 '요즘'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