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품었다…모바일 판도 뒤집힐까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 때 '휴대폰 왕국'으로 군림하던 노키아를 전격 인수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MS의 운영체제(OS)인 '윈도폰'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지만 노키아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MS는 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노키아의 휴대전화 기기와 서비스, 특허 등을 54억4000만 유로(한화 약 7조8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기기와 지도 서비스 등에 37억9000만 유로, 노키아가 가지고 있는 특허에 16억5000만 유로를 지급하기로 했다.

MS가 노키아 인수를 결정한 것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 이상 구글과 애플에 밀릴 수 없다는 긴장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윈도폰 최대 아군이었던 노키아를 아예 한 식구로 만들어 사업을 강화하려는 목적인 것.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는 모바일 부문의 가능성에 대해 강력한 시너지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노키아 인수를 통해 기기와 서비스 회사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시장을 지배하기 전 14년 넘게 휴대폰 왕국을 지배해왔다. 하지만 2009년~2010년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재편될 때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며 고전을 겪었다.

2011년 MS와 소프트웨어 제휴를 체결하고, 지난해 윈도폰을 적용한 스마트폰을 대거 출시했지만 역전을 노리기엔 부족했다.

노키아 이사회의 리스토 실라스마 의장은 "MS와의 이번 거래가 노키아와 주주들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실라스마 의장은 노키아가 새 CEO를 찾을 때까지 임시 CEO를 맡을 예정이다.

3년 전 MS에서 노키아로 옮겨온 스테판 엘롭 현 CEO는 이번 인수로 다시 MS 경영진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MS 휴대전화 사업부 부사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MS의 노키아 인수가 별다른 효과를 만들진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OS 시장에서 MS의 점유율이나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 영향력이 모두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를 기준으로 MS 윈도폰 점유율은 3.8%에 불과, 구글 안드로이드(79.8%)와 애플 iOS(13.4%)에 한참 뒤쳐져있다.

이순학 KB증권 연구원은 "이미 구글과 애플 진영으로 양강체제가 굳어진 상황에서 MS가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삼성, LG전자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MS와 노키아는 인수 전에도 전략적으로 긴밀하게 협조해왔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이번 건으로 인한 시너지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