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점유율 삼성 추월 가능…수익에는 별 영향 없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미국 수입 금지로 시장점유율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12일 WSJ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애플을 제치고 1위 스마트폰 업체가 됐지만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수입금지 결정 때문에 성장 전망이 나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대 문제는 이번 결정으로 조만간 미국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의 도현우 애널리스트는 WSJ와 인터뷰에서 애플이 이번 분기에 삼성의 미국 시장점유율을 따라잡거나 앞서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은 2분기에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34.9%로 작년 동기보다 12.3%포인트가 뛰어올라 애플(33.2%)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WSJ는 수입금지 조치가 삼성의 최근 주가 부진과 맞물렸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 S4 판매량이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난 4월 이후 시가총액이 300억 달러(약 33조3천억원) 이상 줄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52%나 늘었지만 이는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인 56%보다는 다소 낮다고 WSJ는 지적했다.

ITC 수입금지는 갤럭시 S2와 갤럭시 탭 10.1 등 구형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이 때문에 이 조치가 삼성의 수익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갤럭시 S4 등 삼성 최신 모델은 애플과 특허 분쟁이 빚어진 기술이 쓰이지 않아 수입금지 조치와 무관하게 미국 시장에서 시판된다.

수입금지를 촉발한 특허는 휴대기기 디스플레이를 손가락으로 훑는 방식에 대한 기술과 헤드폰 연결부위에 관한 기술이다.

수입금지 결정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거부권 행사로 번복될 수 있지만 침해 대상이 필수표준특허(SEP)가 아닌 만큼 거부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작다고 특허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SEP는 업계 기술표준과 관련된 특허로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원칙에 따라 타사에 제공되어야 하고 특허권 행사도 제한된다.

앞서 삼성은 애플의 구형 아이폰과 아이 패드가 자사 무선통신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ITC 수입금지 조치를 얻어냈으나 오바마 행정부는 이 특허가 SEP이라면서 수입금지 조치를 거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