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지도전쟁…"모바일 사업의 핵심은 위치정보"
“지도 서비스는 모든 IT(정보기술)기업의 싸움터가 될 것이다.”

지난 6월 구글은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들여 이스라엘계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업체 ‘웨이즈’를 인수했다. 2007년 세워진 벤처기업인 웨이즈는 5000만명이 넘는 사용자의 교통 정보를 이용해 어느 도로가 막히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소셜 내비게이션 서비스 기업이다.

이 회사는 애플 페이스북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 기업이 인수전에 참여해 막판까지 경쟁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결국 구글이 품었지만 애플은 인수 협상 결렬 직후 미국 특허상표청에 소셜 내비게이션 관련 기술특허를 출원하는 등 지도 서비스 분야에서 공격적 행보를 이어갔다. 페이스북도 자체 지도를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IT 산업계에서 지도 서비스를 둘러싼 시장 선점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가 널리 보급되면서 이용자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 모바일 사업의 ‘핵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도는 더 이상 이용자 편의를 위해 부가적으로 제공하는 응용프로그램이 아니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잇는 ‘접점’이 됐다. IT 사업자가 손에 잡히지 않는 가상세계에서 돈을 벌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는 것이다.

웨이즈에 투자한 미국계 벤처캐피털 블루런벤처스의 존 맬로이 파트너는 “앞으로는 모든 상거래가 지도를 기반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미래의 검색은 지도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실내외 지도,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을 모두 포함한 공간정보 시장은 2015년 세계적으로 15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외 IT 기업들은 실내외 지도 서비스는 물론 3차원(3D) 지도, 이 지도와 연계한 위치기반서비스(LBS) 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 삼성전자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노키아 등 글로벌 IT 기업은 물론 네이버 다음커뮤니케이션 SK플래닛 등 국내 업체들도 지도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공간정보 시장은 현재 미국과 유럽 기업이 83%를 차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 분야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내 공간정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지하철 공항 등의 실내 지도 서비스와 3D 공간정보 서비스 개발 등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