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분위기 차분…LG유플러스 가입자 증가
일부 판매점선 예약가입·신규-번호이동 등 '혼탁' 조짐

KT의 영업정지가 시작된 30일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가 1주일 전보다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여 예상과 달리 시장 분위기가 차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30일 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 건수(알뜰폰 제외)는 2만686건으로 1주일 전인 23일의 2만5천118건에 비해 17.6% 감소했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1일 2만4천건에 못미치는 것으로, 2주 전인 16일의 2만4천714건에 비해서도 16.3% 줄어든 숫자다.

영업 중인 이동통신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의 신규 가입자 증가가 눈에 띠기는 했지만 KT의 영업정지 전에 비해 큰 차이는 없었다.

SK텔레콤의 경우 30일 신규가입자가 1만657명으로 1주일전(9천407명)에 비해 1천250명 늘었다.

다만 KT가 영업정지 중인 만큼 번호이동 이탈자가 줄어 가입자는 1주일전 1천347명 순감했던 것이 4천111명 순증으로 바뀌었다.

최근 수개월간 가입자가 순증세를 지속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신규 가입자수가 6천340명에서 1만129명으로 늘어 증가세가 더 가팔라졌다.

1주일전 가입자가 326명 순증했던 것이 5천663명 순증으로 크게 늘었다.

한동안 과열 양상을 보인 이동통신 시장은 지난 18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 이후 진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토~월요일 3일간 번호이동 건수 증감 추이를 보면 영업정지 직전인 13~15일 9만188건이던 번호이동 건수는 20~22일 5만8천113건으로 급감했으며 27~29일 5만8천571건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방통위는 올해 상반기 휴대전화 보조금 과열경쟁을 주도한 사업자로 KT를 지목해 1주일간(7월30일~8월5일)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고, 이통3사 합쳐 669억6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실제로 영업정지 이틀째인 31일 돌아본 서울 광화문·종로 일대의 이동통신 대리점·판매점에서는 과잉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보이는 선전 문구는 있었지만 최신 제품에 대해 실제로 과잉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례는 쉽게 눈에 보이지 않앗다.

약정할인금(약정시 이동통신에 대해 지급하는 할인금)이 마치 보조금인 것처럼 눈속임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실제로 과잉 보조금이 지급되는 경우는 없었다.

다만 옵티머스LTE2나 갤럭시 그랜드 같은 구모델에 대해서는 과잉 보조금을 의심할 만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들 기기의 가격대는 영업정지 전보다는 10~20만원 올라간 수준에서 형성돼 있었다.

한편 일부 판매점에서는 영업정지 중인 KT가 예약 가입을 받거나 영업중인 경쟁사들이 KT의 가입자를 빼내오기 위해 신규 가입자와 번호이동 가입자 사이의 보조금을 차별하는 사례가 발견되는 등 시장이 혼탁할 기미를 보이기도 했다.

서울 강북의 한 KT 중간 판매점은 "영업정지 기간이 짧으니 예약 가입을 받아도 되며 이 경우 3만원(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한다"는 공지 문자 메시지를 중소 판매점에 보내기도 했다.

방통위는 영업정지 중 예약 가입 금지를 명확히 고지하고 있어 실제로 예약 가입이 이뤄졌을 경우 위법이다.

영업중인 이동통신사 중 A사는 KT의 가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4 LTE-A에 대해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시 20~30만원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 용산 지역에서 A사 제품을 판매하는 한 중간 판매점은 이 같은 사실을 중소 판매점에 알리고 번호이동 판매를 장려하기 위해 신규·기기변경 가입자에게 판매할 때는 3만원의 페널티를 주겠다고 고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