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1억 돌파한 카톡…"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의 세계 가입자 수가 1억명을 넘어섰다.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스마트폰 이용자 3500만명 대부분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해외 성장이 더디고 연동된 게임 외에 유료 콘텐츠의 소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한 단계 도약이 필요하다는 정보기술(IT) 업계의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해외시장 공략 더뎌

카카오는 2일 오전 세계 가입자 수가 1억명을 넘어섰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0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3개월 만이다. 카카오톡은 2011년 4월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평균 3~4개월마다 가입자가 1000만명씩 증가하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해외시장 공략을 내세워 가파르게 성장한 후발 주자 NHN의 ‘라인’에 지난 1월 첫 가입자 1억명 돌파 고지를 내줬다. 라인은 일본 시장을 비롯해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세계에서 카카오톡의 두 배에 가까운 1억8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톡도 3월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 한류스타 빅뱅을 모델로 TV 광고를 내보내는 등 동남아 위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장은 “카카오는 국내에서 1위 메신저로 자리 잡았고 메신저를 통해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도 “NHN이 라인플러스를 설립해 현지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에 비해 글로벌 전략이 불확실한 것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수익 대부분 ‘게임하기’에서

카카오가 카카오톡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업자를 표방하지만 매출의 대부분이 ‘게임’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지난해 10월 ‘게임하기’를 출시해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모바일게임에서 성공을 거둔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458억원 가운데 게임을 비롯한 ‘중개 서비스’에서 311억원을 벌었다. 하지만 게임 외에는 눈에 띄는 유료 사업모델이 없다. 유료 콘텐츠를 제공하는 ‘카카오페이지’는 이용자 유입이 저조해 카카오 안팎에서 ‘실패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스토리’는 세계 이용자가 4400만명에 달하지만 수익모델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왓츠앱’ 등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것과 달리 메신저가 아닌 주변 기능 위주로 확장해 플랫폼 전체가 무거워지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황병선 청강문화산업대 모바일스쿨 교수는 “플랫폼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지 않으면 몇 년 안에 카카오톡은 잊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벤처업계 대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카카오에 수익모델이 없다는 우려가 컸지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지난달 내놓은 카카오톡 PC버전과 연동된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면 재도약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