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스마트폰이 위험하다…해킹에 개인정보 유출 급증
회사원 A씨는 지난달 말 ‘공인인증서가 재발급됐다’는 휴대폰 문자 한 통을 받았다. 해킹을 직감한 A씨가 통장을 확인해보니 이미 네 번에 걸쳐 2500만원이 인출된 상태였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해킹에 이용된 인터넷프로토콜(IP) 주소가 중국이라는 것 외에는 범인에 대해 알 수 있는 내용이 없었다. A씨는 “공인인증서를 휴대폰에 보관하고 보안카드도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저장하고 있었던 게 화근이었다”며 “스마트폰 해킹 사고가 연일 보도되지만 내가 피해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허탈해했다.

국내 이용자가 3300만명에 달하는 스마트폰이 심각한 보안 위협에 직면했다. 2010년 스마트폰이 국내에 본격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우려됐던 개인정보 유출·금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기승을 부리는 휴대폰 문자를 이용한 피싱 수법인 ‘스미싱’은 작년부터 올 5월까지 1만2478건의 피해사례가 경찰에 신고됐다. 피해금액도 25억9700만원에 달한다.

누구나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은 연락처 문자 사진 등 온갖 개인 정보가 한데 모여 있는 데다 은행 거래도 할 수 있는 만능 수첩이다. 때문에 스마트폰 하나만 들여다보면 스마트폰 소유자가 누구와 통화하고, 어디에 가고, 어떤 물건을 샀는지 등 모든 사생활 정보를 알 수 있다. 해킹으로 돈을 훔쳐갈 수도 있다. 스마트폰은 일상생활을 점점 편리하게 해주는 똑똑한 휴대기기이지만, 자칫하면 개인 정보 노출은 물론 금전적 피해까지 볼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이란 얘기다.

구태언 테크앤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스마트폰 해킹의 위험도는 개인용컴퓨터(PC) 해킹에 비할 바가 아니다”며 “스미싱,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근접무선통신(NFC) 등 다양한 루트로 스마트폰의 정보가 새나가지만 사용자의 보안 인식이 높지 않다는 게 더 문제”라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