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대회(WWDC)를 통해 공개한 '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정면으로 겨냥한 제품이다.

복잡하게 워드·엑셀·파워포인트를 컴퓨터에 설치할 필요 없이 인터넷 접속만으로 문서와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MS의 매출 상당수는 워드, 액셀, 파워포인트를 묶은 '오피스' 프로그램에서 나온다.

오피스는 학교는 물론 대부분의 회사와 관공서에서도 업무용 기본 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 있어 MS의 대표적인 수입원으로 꼽힌다.

가격이 비싼 데다 인터넷과 잘 연동되지 않는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히긴 했지만 여전히 MS 오피스는 시장을 거의 지배하고 있다.

애플이 이날 공개한 '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는 웹브라우저로 아이클라우드닷컴에 접속하기만 하면 곧바로 쓸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특히 맥 컴퓨터에 기본 탑재된 웹브라우저 '사파리'는 물론이고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 윈도 PC에 탑재된 MS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도 구동된다.

보편적으로 널리 쓰일 수 있다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이와 같은 온라인 '오피스'가 처음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구글도 애초 '구글 독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구글 오피스(구글 드라이브)'를 계속 서비스해오고 있다.

그러나 구글 오피스의 기능은 MS 오피스보다 부족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이를 채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공개한 발표로만 보면 '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는 설치형 오피스와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여 기업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제로 '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가 시장을 뒤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MS 오피스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애플의 '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를 과감하게 도입할 기업이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 MS가 클라우드 서비스인 '스카이드라이브'와 오피스를 연계한 서비스를 내놓았는데도 시장의 반응이 크지 않다는 것도 '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의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애플로서는 높은 호환성과 편의성을 앞세워 MS가 장악한 시장을 일단 조금이라도 돌려놓는 것만으로 고무적일 수 있다.

애플은 이날 발표에서 이 서비스의 사용료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MS와의 결전을 고려해 매우 낮은 가격을 제시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