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보수성향 인터넷 사이트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에 대한 분석리포트가 등장했다. 한 프로그램 개발자가 일베의 게시글을 분석해 28일 공개했다.

좌익(좌익좀비), 홍어(호남 비하 표현), 김치녀(한국 여성 비하 표현) 등의 표현을 쓰는 것으로 알려진 일베의 게시글 연관단어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것은 처음이다.

개발자 이준행 씨는 2011년 7월19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일베에 올라온 게시글 4만6174개를 분석했다고 밝히고 게시자 순위 집계와 연관단어, 형태소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일베 게시글에서 주요 주제어로 가장 많이 오른 단어는 ‘씨X'와 ’존X'로 욕설이 1위였다. 이들 단어는 총 5417개의 게시글에서 주요 주제단어로 사용됐다.

2위는 게시글 4321개에서 올라온 '여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말하는 ‘노무현’과 ‘盧(노)’가 각각 2339개, 1564개 게시글로 3, 4위를 차지했다. 광주, 종북, 민주화 등의 단어도 상위권에 올랐다.

이 사이트 게시물 대부분이 진보 진영이나 북한에 강한 혐오감을 드러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단어들이 일베를 도배하고 있는 셈이다. 일베에서는 게시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민주화’ 버튼을 눌러 반대 의사를 표시한다.

또 게시글의 전체 단어 분포도를 검색한 결과 ‘선동’이 1위, ‘해체’가 2위를 차지했다. 분석에는 검색 엔진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정보 엔트로피' 분석 기법이 사용됐다.

이 씨는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자극적인 단어들을 사용해야 일베에서 관심을 얻기 때문에 이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베는 다양한 소재의 글과 사진을 공유하며 인기를 끈 '디시인사이드' 사이트의 일부 회원들이 선정적인 내용의 게시물 차단에 반발하며 나와 2010년 새로 만든 곳이다. 최근 일베의 편향된 시각이 논란이 되면서 이 사이트의 광고가 모두 끊기기도 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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