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화의 주역 중 한 사람이던 론 존슨(전 애플 소매담당 부사장)이 2011년 이직했던 백화점 업체 JC페니에서 퇴출당했다. 애플 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신뢰를 받았던 그였지만 JP페니에서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지 못했다.

9일 미 경제전문뉴스 CNBC는 존슨이 애플에서 JP페니 최고경영자(CEO)로 옮겨간 지 2년도 안돼 CEO에서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존슨은 2001년 애플 제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인 애플 스토어를 론칭해 유통방식에 일대 변화를 가져온 인물.

매장마다 애플을 상징하는 흰색과 유리를 많이 사용해 유통에도 '디자인' 개념을 도입했다. 직원들은 단순 판매원이나 캐셔가 아닌 호텔의 '컨시어지'처럼 전문성을 갖추도록 했다.

애플 스토어는 이후 12년 동안 전 세계에서 400개가 넘는 매장을 내며 애플의 든든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왔다.

평방 피트당 6000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려 미국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매장으로 꼽힐 정도. 유명 보석전문 매장인 티파니보다 면적 당 수익성이 2배 가량 높다.

존슨은 애플 스토어의 성공을 발판으로 잡스 사후 애플을 이끌 후계자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6월 미국 3대 백화점 체인인 JP페니 CEO로 자리를 옮기면서 한동안 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존슨은 JP페니로 이직한 뒤 애플식 성공 비결을 이식하려 노력했다. 애플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업했다. 비정기적으로 이루어지던 바겐세일을 없애는 대신 가격을 낮추는 '상시 세일' 정책을 도입했다. 이런 전략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JP페니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존슨이 CEO에 취임 이후 주가는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매출은 68억4000만 달러에서 38억8000만 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부터 시장에선 존슨의 퇴출설이 심심찮게 나돌았다. 일각에서는 JP페니의 실적 악화가 경기 부진 때문이라기 보다 경영 전략의 실패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CNBC는 존슨의 퇴출 이후 마이크 울만 전직 CEO가 다시 JP페니의 CEO를 맡게 됐다고 전했다. 존슨이 다시 애플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현재 애플 소매부분 부사장 직은 전 UK 딕슨 CEO인 존 브로웻이 사임한 후 공석으로 남아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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