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나온 LG전자 '와치폰' 열흘에 한 번 충전
피처폰→스마트폰처럼 충전주기 잦아지면 소비자 외면 가능성도

최근 삼성ㆍ애플 등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마트 시계의 성공을 위해선 `배터리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전자·전지업계에 따르면 매일 손목에 차고 생활하는 스마트 시계의 특성상 제품 상용화를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배터리 성능이 필수적이다.

일반적인 시계는 한번 전지를 갈면 1∼2년은 넉넉히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 시계가 거의 매일 충전이 필요하다면 대중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손목에 차고 생활해야 하는 시계 제품의 특성상 제품 크기를 마음대로 키울 수가 없는데, 제품 크기가 작으면 탑재할 수 있는 배터리 용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4~5인치급 스마트폰의 일반적인 배터리 용량이 2천600mAh(밀리암페어시)인 점을 감안하면 약 1.5인치 안팎이 될 스마트 시계의 배터리는 800mAh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4년 전인 2009년 6월 출시된 LG전자의 손목시계형 휴대전화 '와치폰'과 비슷한 수준이다.

와치폰은 당시 800mA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약 2.5시간 통화, 255시간(약 10.6일) 대기가 가능했다.

최소한 열흘에 한번꼴로 충전을 해야만 쓸 수 있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와치폰이 피처폰(일반 휴대전화) 정도의 기능을 가진 데 비해 스마트 시계는 스마트폰 수준의 기능을 갖춰야 하므로 전력 소모가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다 스마트 시계는 스마트폰의 액세서리 기능도 겸해야 하기 때문에 전력소모가 더 많을 수 있다.

가령 맥박 등을 재는 의료기기로 활용하거나 호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을 제어하는 리모컨 기능 등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한 전지업계 관계자는 "플렉서블 배터리를 사용해 시곗줄까지 배터리로 채울 수 있다면 스마트 시계의 전력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으나 플렉서블 배터리의 상용화가 1∼2년 안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도 공진 방식의 무선충전이나 투명한 태양열 전지 등을 활용한 충전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역시 충전 효율이 낮아 아직 상용화할 수 없는 단계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시계가 나와 소비자들이 구매하더라도 매일 충전을 해야 한다면 결국은 벽장행이 되지 않겠느냐"며 "혁신적인 방안을 채택하지 않는 한 시장에서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comma@yna.cocomma@yna.cocomma@yna.co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