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망내 음성 무제한·망내외 문자 무료' 파격
기변 프로그램 강화·단독폰 출시…서비스 경쟁 강화

SK텔레콤이 자사 가입자 간(망내)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무료화한 파격적인 새 요금제를 내놓으며 고객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이통사들은 작년 하반기 이후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펼치며 '승자 없는 싸움'을 벌인 바 있어 새 요금제가 이통 시장의 경쟁 방식을 보조금 경쟁에서 서비스 경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텔레콤은 21일 망내 음성 통화를 무제한 제공하고 조인.T(joyn.T), 단문메시지서비스(SMS), 멀티메시지서비스(MMS) 등 메시지 서비스를 망내외를 막론하고 공짜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T끼리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요금제의 기본요금은 3만5천원~10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요금제까지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앞서 KT가 일부 요금제에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운 3천분의 망내 통화를 제공한 사례는 있었지만 망내 통화 자체를 무료로 전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의 경우 기본요금 5만5천원 이상의 요금제를 대상으로 했지만 T끼리요금제는 3만5천원의 저렴한 요금제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적용 대상이 넓다.

메시지 서비스를 공짜로 전환한 것 역시 획기적이다.

카카오톡 같은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무료 메시지 서비스가 이미 널리 퍼져 있기는 하지만 이통사가 오랜 수익원이던 메시지 서비스의 수입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새 요금제 도입에 대해 "통신 보조금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통사들은 작년 8월 이후 최근까지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 상한선인 27만원이 넘는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가입자 유치 전쟁을 펼쳤다.

'11만원 아이폰5'나 '13만원 갤럭시S3', '1천원 갤럭시S3'처럼 헐값에 가까운 가격으로 스마트폰을 판매했고 그 결과 매출은 늘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급기야는 청와대가 직접 보조금을 단속하겠다고 나서고 방통위도 강도높은 제재와 제도 개선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시장 안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업계는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SK텔레콤의 새 요금제가 보조금 경쟁이라는 이통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을 서비스 경쟁으로 바꾸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변화의 움직임은 기기변경 정책의 강화와 단말기 다변화 같은 이통사의 새 정책에서 이미 나타나기도 했다.

SK텔레콤과 KT은 각각 상시적과 한시적으로 착한기변과 통큰기변 같은 기기변경 프로그램을 마련해 뺏기 경쟁이 아닌 지키기 경쟁을 펼친 바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이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팝 시리즈와 LG전자의 옵티머스LTE3를 단독 출시하고 LG유플러스가 일본의 카시오 지즈원을 단독으로 선보이는 등 이통사들이 타사와 차별화된 '전략 스마트폰'을 단독으로 내놓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내놓는 것은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이통사들이 진정한 서비스 경쟁을 펼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LTE 맞춤형 요금제가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