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업 자동화 장비 시장이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보기술(IT) 등을 접목한 제품이 잇따라 개발돼 세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2013 오토메이션 월드’에 참석한 태국 바이어 싱차이 충사완안트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독일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열리는 많은 전시회에 가 봤지만 한국 제품이 이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23번째로 개최된 오토메이션 월드에 참가한 해외 바이어들은 국내 산업 자동화 기기에 대해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고 품질도 뛰어나다”고 입을 모았다. 오는 16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오토메이션 월드는 자동화 발전 정도를 보여주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산업 자동화 전시회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커넥트(connect)’. 최근 산업 자동화 관련 업체들이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분야 기술과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 업체들은 산업 자동화 기술에 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을 적극 접목시키고 있다.

국내 1위 센서·제어기기 전문 업체인 오토닉스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이날 행사에서 총 25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자동화 기기와 PC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무선통신 컨버터’는 IT를 적용한 제품이다. 오토닉스는 “최대 100m까지 무선통신이 가능하다”며 “다양한 작업장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철 스크린도어에서 사람과 물건을 감지하는 ‘3포인트 크로스빔 에리어센서’도 출품했다. 태양광으로 인한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해 빛을 최대 10만lx까지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다.

로봇전문업체 NT리서치는 입는 로봇인 ‘로보웨어’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로봇을 입으면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피로감을 덜 느끼고 근육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모터 개발업체 오토파워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레이저-650 델타로봇’을 선보였다. 이 로봇은 컨베이어 밸트 위에서 1분당 200개 부품을 정렬·이송한다.

박천홍 한국기계연구원 첨단생산장비연구본부장은 “타 분야에 비해 융합 속도가 다소 느렸지만 최근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폭발력은 매우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