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타이젠’을 탑재한 첫 스마트폰이 오는 7~8월 나온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이 주도하는 타이젠연합은 26일(현지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타이젠 공개 행사를 가졌다. 일본 통신사인 NTT도코모는 삼성전자가 만든 첫 타이젠 스마트폰을 일본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텔레콤은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만든 타이젠 스마트폰을 유럽 시장에 내놓는다.

○‘개방적인 OS’ 표방

“타이젠 생태계 성장의 첫발을 내디뎠다.”

기요히토 나가타 NTT도코모 수석부사장 겸 타이젠연합 의장은 이날 타이젠 공개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타이젠연합은 새로운 개발자 도구 ‘타이젠2.0’을 배포했다. 타이젠의 성패를 가를 요인으로 꼽히는 앱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한 것이다. 타이젠2.0은 이전 타이젠1.0과 타이젠 2.0알파에 블루투스, 근접무선통신(NFC), 달력, 통화내역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지난해 1월 리눅스 기반 오픈소스 OS를 내세우며 출범한 타이젠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개방성’이다. 폐쇄적인 앱·서비스 정책을 취하는 애플과 차별화했다. 개방성을 기반으로 생태계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컨버전스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HTML5 등 표준 웹 기술을 최대한 지원해 호환성을 높였고 통신업체들이 자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수정을 쉽게 한 것도 특징이다.

프레데리크 드푸알 오렌지텔레콤 기술담당 이사는 “유럽과 일본 등 선진시장에는 300~400유로(약 40만~50만원)의 고사양 제품을, 신흥시장에는 100달러(약 11만원) 미만의 저사양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젠연합은 오는 5월22~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개발자들을 위한 콘퍼런스를 연다. 이를 통해 첫 제품을 내놓을 때까지 수천개의 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게임 등 4종의 앱을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독주 막을까

제3의 OS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안드로이드의 독점 우려 때문이다. 현재 세계 모바일 OS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70% 가까이에 이른다. 세계 휴대폰 제조업체, 통신업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등이 안드로이드의 영향력 아래 있는 셈이다.

양현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애플 iOS는 폐쇄적, 안드로이드는 개방적인 것이 특징이었는데 구글도 몸집이 커지자 점차 철창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구글이 생태계를 독점한 뒤 통신업체 등 협력사에 특허 사용료 등을 부과하는 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석채 KT 회장도 기자간담회에서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에 참여했지만 타이젠을 키우는 것도 돕겠다”며 “OS가 4~5개는 돼야 독점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 ‘X폰’ 개발에 착수하자 삼성전자 등 휴대폰 업체들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구글이 올해 내놓은 신제품에 최신형 OS ‘키 라임 파이’를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바르셀로나=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