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가 새로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경쟁의 전초전 무대가 됐다.

현재 세계 OS 시장은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가 양분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산업의 역사가 길지 않은 데다 변화가 많은 영역이라 앞으로의 시장 판도는 예측하기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8과 블랙베리의 블랙베리OS 10 등도 향후의 시장 판도 관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양현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애플과 구글의 OS가 폐쇄성을 띠면서 이통사들이 개방성 있는 대안 OS를 찾기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MWC를 통해 파이어폭스, 타이젠, 우분투 등이 새롭게 스마트폰 OS 전쟁 참전을 선언했다.

◇보급형 시장 염두에 둔 파이어폭스 = MWC를 앞둔 OS 전쟁의 첫 포문은 비영리 단체인 모질라 재단의 파이어폭스 OS가 열었다.

유럽·중남미의 이동통신사업자 텔레포니카가 MWC 개막 하루 전인 24일 LG전자와 ZTE 등이 만든 파이어폭스 스마트폰을 연내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파이어폭스는 본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 대항하는 오픈소스 웹브라우저이지만, 모질라 재단이 최근 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OS를 개발했다.

LG전자 등 제조사들이 여전히 "안드로이드 OS에 집중하는 전략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도 파이어폭스 OS가 주목되는 것은 보급형 시장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윤석찬 한국 모질라 커뮤니티 대표는 "파이어폭스 OS는 저사양에서도 다른 스마트폰과 유사한 고성능을 낼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며 "(파이어폭스 OS를 탑재한 저가 제품을 통해) 100만원짜리 스마트폰을 살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인텔이 주도하는 타이젠 = 삼성전자와 인텔 등이 주도하는 타이젠 OS도 이번 MWC에서 세부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타이젠 연합은 26일 MWC 현장에서 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 일정을 잡아둔 상태다.

이 간담회에서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공개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 OS가 세계 1위 스마트폰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요 제품군이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사장이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스마트폰 OS 바다와 이를 탑재한 웨이브 스마트폰이 타이젠으로 흡수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바다는 국내에서는 시장 호응이 크지 않았지만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지난해 초 애플 아이폰 점유율과 견줘 3배 수준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OS를 흡수시키면서까지 타이젠에 기대를 걸고 있는 만큼 올해부터는 안드로이드와 타이젠을 경쟁시키는 투트랙 전략의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리눅스 기반 우분투 OS도 공개 = PC용 오픈소스 OS인 리눅스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우분투의 태블릿PC 버전도 나왔다.

태블릿PC용 우분투는 여러 사람이 하나의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계정을 바꿔가며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PC, TV 등을 연결해 쓰는 컨버전스 기능도 갖췄다.

화면을 둘로 나눠 사용하는 것도 지원한다.

개발사인 캐노니컬은 현재 우분투 스마트폰도 준비 중으로 2014년 1분기에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