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학부모 다들 "효과 없어"

"엄마 주민등록번호로 접속하면 되니까 별로 신경 안 써요.셧다운제 말이죠. 그거 왜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중학생 송모(14)군은 학원에 다녀오면 집에서 밤늦게까지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즐긴다.

자정이 넘으면 '셧다운제'로 접속이 막히지만, '엄마 아이디'가 있어 게임하는 데 문제는 없다.

심야 시간에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가 20일로 시행 1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청소년과 학부모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부모님을 비롯해 성인 주민등록번호만 도용하면 여전히 손쉽게 게임에 접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강제적인 방법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는다는 논리다.

송군은 "온라인 게임이 아니면 심야에도 어차피 다 할 수 있고, (셧다운제에) 걸리는 게임이라고 해도 부모님 주민번호로 접속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을 즐겨한다는 고등학교 1학년 고모(16)군도 "부모님이나 나이 많은 형, 누나 주민등록번호만 치면 되는데 셧다운제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친구들도 다 그런 방법으로 게임을 한다"고 했다.

고군은 "학원이나 과외 끝나면 12시가 다 되는데 게임까지 못하게 하면 우리는 무슨 낙으로 살아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학부모와 교사들도 '셧다운제'가 아이들의 심야 게임 접속을 막기에는 여러모로 역부족이라는 생각이다.

학부모 김모(36·여)씨는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는 게임 아이템 결제 때문인지 아빠 이름으로 회원 가입해서 게임을 한다.

셧다운제가 적용이 안 되고 있지만 결제 때문에 어쩔 수 없어 직접 통제하기로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학교 2학년 남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안모(45·여)씨도 "애가 밤에 게임을 못한다는 걸 알아서 일단 학교에 다녀오면 컴퓨터 앞에 먼저 앉는다"며 "오히려 밤에는 부모가 집에 있지만 낮이나 주말에는 제대로 통제가 안 돼 늘 컴퓨터 앞에 붙어 지내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 백모(28·여)씨도 "맞벌이하는 부모님이 많다 보니 낮에는 틈만 나면 게임에만 매달려 중독된 아이들이 꽤 있다"며 "오히려 성인 콘텐츠 접근이나 잔인한 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김지헌 기자 charge@yna.co.k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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