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청소년 게임중독 예방 효과 나타나"
업계 "무의미한 수치…이미지만 나빠져"
‘청소년 인터넷게임 건전이용제도’(셧다운제)가 20일로 시행 1년을 맞는다. 시행 전부터 불거졌던 제도의 실효성과 규제 방식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여성가족부와 “실효성 없는 불필요한 규제”라는 게임업계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셧다운제 직·간접적 효과 17%

셧다운제 시행 1년…'심야 게임 0.5 → 0.2%로 감소'

셧다운제는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제도로,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막는다는 취지로 지난해 도입됐다. 스마트폰 태블릿PC 게임은 적용 대상에서 2년간 유예됐다. 이용자와 컴퓨터 간 대결(1 대 C 방식) 게임은 셧다운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여성부는 셧다운제 도입으로 인한 게임 이용 억제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성벽 여성부 청소년매체환경과장은 “셧다운제를 알고 난 후 스스로 게임을 중단했다는 응답이 9.7%, 시스템상에서 게임이 중단됐다는 답이 7.3% 등 셧다운제에 따른 직·간접적 효과가 17%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미래를 여는 청소년학회가 지난 5월 청소년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밤 12시 이후 심야시간대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이용률이 종전 0.5%에서 시행 후 0.2%로 0.3%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과장은 “수치상으로 보면 0.3%포인트지만 밤 12시까지 이어지는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막는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셧다운제에 대한 학부모와 교사들의 호응도 높다. 미래를 여는 청소년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조사 대상 300명)의 72%가 셧다운제 시간이 연장돼야 한다고 답했다. 설문을 실시한 교사 200명 전원은 시간 연장과 함께 셧다운제 적용 연령도 만 16세에서 고교생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10조원 게임시장 타격 우려”

여론을 의식한 모호한 규제 기준과 10조원에 달하는 게임산업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셧다운제로 인한 업체의 매출 저하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불필요한 규제로 이미지 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곤 한국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도입 때부터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고 결과도 그렇게 나오고 있다”며 “게임에 대한 이미지만 실추됐다”고 말했다. 홍유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책임연구원은 “한국 게임의 해외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와중에 셧다운제처럼 게임이 유해하다는 인상을 주면 수출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여성부가 법 취지에 어긋나게 스스로 규제 기준을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게임평가표에 따르면 게임 점수·결과 등을 다른 사람에게 공개해 실력을 인정받게 하는 방식의 게임은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하지만 인기 스마트폰 게임인 애니팡은 규제 대상에서 빠졌다. 애니팡이 이용자와 컴퓨터 간 대결 게임라는 이유에서지만 여성부가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또 여성부가 강조하는 ‘청소년 심야시간대 게임 이용률 0.3%포인트 감소’도 전체 게임 이용률로 보면 무의미한 수치라는 지적도 게임업체 안팎에서 나온다.

뿐만 아니라 법 시행 이후에도 청소년이 밤 12시 이후에 부모나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로 게임에 접속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셧다운제가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기 위해 부모 등의 주민번호를 도용하는 것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경민/김주완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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