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언론들은 폭스콘이 애플에 대한 납품량을 줄이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잇따라 보도했다. 폭스콘이 애플 외의 거래선에 대한 ODM(제조자개발생산) 방식을 늘리는 한편 HTC처럼 통신사업자와 채널 운영자에 자체 상표를 단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폭스콘은 2006년 맥북을 시작으로 지난 9월 출시된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 5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애플 제품을 조립해왔다.

폭스콘은 제품 한 대당 조립비용과 부품비용을 합친 일정 금액을 받는다. 대당 조립비용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품을 싸게 살수록 폭스콘에 유리하다. 애플로부터 넘겨받은 부품업체 리스트로 전 세계 협력사에서 부품을 사들인다. 부품은 인건비가 싼 중국 공장에서 조립한다. 애플은 완성품 중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만 구매한다. 이 때문에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은 이익과 직결된다. 대당 가격 100달러를 받고 1달러가 이윤이라고 하면 100대 중 1대만 불량판정을 받아도 적자가 난다. 대만 경제일보는 폭스콘 등 애플 협력 업체들이 아이폰을 제작해 얻는 수익률이 1%에도 못 미친다고 분석했다.

합격품이라고 해서 다 애플에 팔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 관계자는 “10월에 납품하기로 한 부품을 10월 초에 취소하는 것도 비일비재하다”며 “폭스콘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재고와 불량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폭스콘 등 협력업체들의 몫이다. 제품이 잘 팔리는 게 좋기만 한 것도 아니다. 영국의 종합일간지 미러에 따르면 폭스콘 생산라인에서는 30초당 제품을 하나씩 조립해야 하고 업무시간 14시간 중 화장실을 세 번 이상 가면 임금이 삭감된다. 이달 초 아이폰5에서 흠집이 발견돼 애플이 품질 기준을 높였을 때 폭스콘에서는 두 번의 파업이 벌어졌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