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이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세계적 정보기술(IT)잡지 ‘와이어드’의 크리스 앤더슨 편집장(사진)은 9일 “개인용 IT 단말기와 웹의 발달, 3차원(3D) 디자인 기술의 진보로 누구나 물건을 제조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심지어 어린이까지도 자신의 취향에 맞춰 물건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지식경제부와 경기도 주최로 열리는 ‘전자정보통신산업대전’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앤더슨 편집장은 “웹의 발달로 다양한 혁신이 가능해졌지만 제품을 직접 만드는 것은 4~5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스케치업, 오토데스크 123D, 팅커캐드 등 다양한 설계 소프트웨어가 발달하고 3D 프린트 기술이 진보하면서 개인이 데스크톱에서 제품을 만들고 제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앤더슨 편집장은 무인항공기(드론)를 직접 만들어 수백만달러의 수입을 거둬들인 19세 소년 ‘조디’와 인형의 집 가구를 만든 자신의 딸을 예로 들었다.

그는 “예전에는 커다란 공장에서 설계해야 했던 일이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집에서 가능하다”며 “특히 ‘팅커캐드’와 같은 웹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을 필요없이 웹 브라우저에서 바로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3D 프린터의 발달로 금속, 유리, 플라스틱까지 다양한 재질로 물건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미국 현지에는 제조를 대행해 주는 업체도 수십여곳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앤더슨 편집장은 이 같은 소비자 중심 제조환경의 발달이 출판업 발전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1980년대 이전에는 인쇄를 하기 위해 다양한 장비가 필요했지만 데스크톱이 탄생하면서 집에서 출력이 가능하다.

그는 “핵심 아이디어나 플랫폼을 개방해 다른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혁신’을 추구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사용자가 직접 제조업에 뛰어드는 것이 가능해진 환경과 맞물려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직접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