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개월이나 몰랐다는 KT, 말이 되나?
경찰청 수사결과 이번 사건은 10년 경력의 전문 프로그래머가 주도한 조직적 범죄라고 한다. 그러나 KT에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개인정보를 소량씩 장기간에 걸쳐 빼내 이상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보안기술 결함이나 감시 태만이 없었다면 870만명의 정보가 새는 것을 5개월씩이나 몰랐다는 것을 납득하기 힘들다. 통신망을 관리하는 KT가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구체적인 설명도 없다.
개인정보 유출이 밥 먹듯 일어나니 이제는 누구나 만성이 돼 버렸다. 최근 4년 새 해킹으로 유출된 개인정보는 네이트·싸이월드(3500만명) 옥션(1860만명) 등 큰 건만 합쳐도 1억명이 넘는다. 국민 1인당 최소 두 번씩 당한 셈이다. 대규모 유출사고가 터져도 피해 고객만 있을 뿐 해당 업체는 몰랐다면 그만이다. 법적 배상책임도, 도의적 책임도 없다. 허울 좋은 IT강국의 현주소다. 이석채 회장은 말이 없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