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칩 생산업체인 인텔이 인터넷 기반의 TV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전했다. 인텔이 유료 TV 사업에 진출하려는 전략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은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컴퓨터 산업 너머로 영토를 확장하려는 새로운 시도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몇 달 동안 미국 미디어 회사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TV 채널을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가상 케이블 운영업체'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케이블TV와 위성TV 업체들이 판매하는 가입자 기반의 TV방송 사업과 유사하다.

TV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셋톱박스는 인텔이 독자적으로 만들고, 가상 케이블 운영업체에 참여하는 미디어사들의 TV채널을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다만 인터넷 접속 서비스는 인텔이 제공하지 않고, TV 서비스 가입자가 직접 가입해야 한다.

인텔은 참여하는 미디어사들의 채널에 자사 브랜드 명을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프로그램들을 브라우징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제시했다.

인텔은 일부 미디어회사들의 주파수 대역폭이 희소하고 TV 프로그램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문제가 있지만 연말 안에 인터넷 TV 서비스를 시작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텔 측 대변인은 공식 답변을 거부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인텔이 인터넷 기반 TV사업에 진출하려는 시도를 대대적인 전략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인텔은 반도체를 개인용 컴퓨터 및 스마트 기기 업체에 판매해 간접적으로 소비자에 접근해왔다. 그러나 소비자에 가장 밀접한 TV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소비자 친화적으로 가져가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애플,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도 셋톱박스 형태의 TV를 바탕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 콘텐츠를 제공하며 TV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인텔이 이들과 잠재적 경쟁 상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TV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이 구상하는 TV 사업 역시 애플, 구글과 마찬가지가 될 것" 이라며 "장기적으론 TV사업에 직접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생산, 유통 등 쉬운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텔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 2012에서 자사 아톰 프로세서 기반의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스마트폰 시장으로의 진출을 선언했다.

오텔리니 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그동안 축적해온 인텔의 컴퓨팅 역량이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 인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을 예고했다.

그는 "레노버 및 모토로라와 협력해 인텔 프로세서가 스마트폰에 진출하고 2012년 및 그 이후를 위한 견고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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