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 내 원화 결제가 이뤄지면 음악, 영화 등 국내 음악·영상 콘텐츠업자들에겐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유럽 등 아이튠즈 스토어에서는 음악은 물론 도서, TV드라마 콘텐츠도 판매하고 있다. 애플 전략의 변화 외에도 최근 구글이 아이튠즈 스토어와 비슷한 ‘구글 플레이’라는 통합플랫폼을 출시함으로써 한국 모바일 콘텐츠 시장은 일대 재편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관측이다.

애플은 이번에 원화 결제 추진과 함께 국내 음반기획사 대표 등을 만나 음악 서비스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그동안 유니버설뮤직, 소니뮤직 등 유명 음반사와 직접 계약을 맺었다. 국내 음원유통업체 관계자는 “애플이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국내 톱가수의 음원을 선점할 경우 국내업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게다가 아이튠즈에서는 국내업체가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 비틀스 등 유명 가수의 음악도 팔고 있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아이튠즈 음원 판매 가격(곡당)이 미국은 99센트(1112원), 일본은 150엔(2048원) 등으로 국내(600원)보다 높아 국내 음원 가격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 때문에 낮은 가격의 서비스에 익숙한 국내 이용자들이 불법 다운로드를 이용해 음원 시장이 오히려 작아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음원 저작권자에게 돌아가는 몫도 아이튠즈가 16% 더 많기 때문에 멜론, 벅스 등이 애플을 따를 경우 국내업체의 수익성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음원 저작권자, 서비스업체 등과 수익 배분율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불모지였던 모바일 영상 콘텐츠 시장도 아이튠즈 스토어, 구글 플레이 등 막강한 플랫품이 개척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상당수 이용자들은 PC로 동영상을 다운로드 받아 스마트폰으로 옮겨 감상했다.

게임 등 다른 콘텐츠사업자들도 원화 결제를 반기고 있다. 모바일 게임업계 관계자는 “500원, 1000원 등 국내 이용자에게 친숙한 액수로 다양하게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원화 결제로 매출 집계가 간편해져 회사 운영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