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뜬 뉴욕타임스 장문 기사 누가 번역했나 했더니…
뉴욕타임스가 최근 애플 제품을 만드는 중국 공장의 문제점을 지적한 장문의 르포 기사를 내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 전문을 번역한 글이 트위터를 통해 퍼졌다. 글이 올려진 곳은 ‘트위터 외신 번역 프로젝트’라는 블로그. 도대체 누가 이런 힘든 일을 한단 말인가. 트위터 사용자들은 다들 궁금하게 생각했다.

이 번역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미국 유학 중인 박태인 씨(25·@TellYouMore·사진). 박씨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의회 인턴기자로 일하던 작년 5월 트위터에 “하루에 한 건씩 ‘통찰력 있는 외신’을 번역해 보면 어떨까”란 글을 올렸다. 순식간에 1000명이 넘는 팔로어들이 관심을 보였다.

박씨는 이틀 뒤 블로그 ‘박태인의 언론생태 보고서: 트위터 외신 번역 프로젝트’(tellyoumore.tistory.com)에 첫 번역물 ‘우리는 이제 모두 유명인이다’를 올렸다. 미국 공영 라디오(NPR)가 같은 해 4월26일 보도했던 따끈따끈한 기획기사를 발 빠르게 번역했다.

블로그에 올린 글은 트위터를 통해 소개했다. 10개월 동안 이런 식으로 만들어낸 번역물만 104건에 달했다. NPR을 비롯해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 뉴욕타임스, 영국 공영방송 BBC,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등 국적·매체를 불문하고 ‘좋은 기사’라고 여겨지면 재빨리 번역했다.

박씨와 함께 자발적으로 번역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팀원은 11명. 의사 이호준 씨(27·@DanielHojoon), 미국 유학생 박현태 씨(22·@underbaro)·김진영 씨(24·@Go_Jennykim), 캐나다 유학생 김가현 씨(26·@HelloKaHyun), 대학생 이자연 씨(22·@jayeon22)·여동혁 씨(24·@Tonghyeo)·조효석 씨(25·@promene)·진소연 씨(23·@Dal_Fishing713), 대학원생 서규화 씨(24·@nicefairy_), 통역번역대학원 준비생 김민주 씨(26·@Spring_llullaby), 번역가 이기은 씨(28·@lazynomad) 등이다.

박씨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동혁이만 학교 후배고 나머지 분들은 SNS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팀원들과는 트위터와 이메일로 소통한다고 했다. 박씨가 초벌번역을 하면 팀원들이 회람한 뒤 감수하는 식이다. 다만 지난해 11월부터 박씨의 유학 일정이 빡빡해져 팀원들이 번갈아가며 초벌번역을 한 뒤 박씨가 감수하고 있다.

‘아마추어 번역집단’이다 보니 종종 오역도 한다. 다섯번 정도 오역 지적을 받았다. 저작권 문제도 고민거리다. 박씨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 유학길에 오른 언론인 지망생이다. 미국 미주리대 저널리즘스쿨에서 융합 저널리즘을 공부하며 뉴지닷컴(Newsy.com) 국제팀 인턴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김선주 기자 @totoro7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