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소년 돕자"…트통령이 만지자 3787번 확산
트위터 사용자들한테 ‘50+50’은 꿈의 수치다. 누구든지 자기 글이 50번 이상 리트위트(RT, 퍼뜨리기)되고 50번 이상 관심글로 지정되길 바란다. 트위터 글은 몇 번이나 리트위트 될까? ‘트통령(트위터 대통령)’ 이외수 씨 글은 몇 차례나 퍼뜨려질까? 트위터가 최근 리트위트 횟수 확인을 허용하면서 리트위트가 화제다.

마이톱트위트 사이트(mytoptweet.com)에서 확인하면 이외수 씨(@oisoo)는 리트위트에서도 최고다. 가장 많이 리트위트된 글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 경호동 폐쇄를 검토 중이라는 글을 퍼뜨린 트위트로 5872회나 된다. 원래 글이 347회 리트위트된 걸 보면 트통령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외수 씨 리트위트 상위 10개 글을 보면 자기 글은 2개뿐이다. 남의 글을 리트위트한 게 4개, 리트위트한 글을 다시 리트위트한 게 3개, 3차 리트위트한 게 1개다. 남의 글을 퍼뜨려서 재미를 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리트위트 2위는 정우를 도와달라는 글 리트위트, 3위는 6세 소년 잭을 도와달라는 글 리트위트다.

트위터에서 ‘리트위트 청탁’을 많이 받기로 유명한 고재열 기자(@dogsul) 역시 ‘리트위트 고수’이다. 리트위트 횟수가 1위는 1638회, 10위는 528회. 그런데 ‘RT 자판기’라는 별명과는 달리 톱 10 리트위트 가운데 고 기자가 리트위트한 글은 하나뿐이다. 리트위트 1위는 TV 수신료 인상을 꼬집은 글이다.

조정민 목사(@ChungMinCho)와 혜민스님(@haeminsunim)은 쌍둥이라고 할 정도로 비슷하다. 묵상 글을 올린다는 점에서 비슷하고, 리트위트 상위 10개가 모두 자신들이 쓴 글이란 점에서 똑같다. 리트위트 횟수도 비슷하다.

조 목사의 리트위트 1위 글은 “꿈 때문에 일하는 사람은 변함없이 일합니다”로 끝난다. 돈 때문에, 사람 때문에, 야망 때문에 일하지 말고 꿈을 갖고 일하라는 충고 글이다. 혜민스님 리트위트 1위 글은 “상대가 합장인사를 하니 나도 합장인사를 한다… 상대로부터 원하는 것이 있다면 내가 먼저 해라.” 역시 충고 글이다.

기업이 올린 글이라고 리트위트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정보로 여겨지거나 푸짐한 경품이 걸린 이벤트 공지 글도 많이 퍼뜨려진다. 삼성전자(@samsungtomorrow)가 제16회 서비스 기술 올림피아드를 알린 글은 990회, 삼성그룹이 트위터 계정을 @samsung으로 통일했다고 알리기 위해 진행한 이벤트 글은 233회 리트위트됐다.

리트위트 횟수만 따지면 ‘한류 스타’ 연예인이 최고다. 슈퍼주니어 김희철(@Heedictator)은 팔로어가 88만여명으로 이외수 씨(120만명)보다 적지만 리트위트 상위 10위만 비교하면 훨씬 더 많다. 상위 1위는 자신의 사진을 첨부해 영어 독일어 등 다국어로 ‘고맙다’고 쓴 글로 리트위트 횟수가 1만4719회에 달했다.

개그맨 김제동 씨(@keumkangkyung)의 리트위트 톱 10을 보면 ‘48.6%입니다’란 글이 911회 퍼뜨려져 7위에 올라있다. 이 글은 서울시장 선거 때 투표율이 50% 돌파하면 웃옷 벗고 인증샷 찍어 올리겠다고 약속한 뒤 올린 것으로 웃옷을 살짝 벗은 사진이 첨부돼 있다.

한편 8일과 9일 트윗폴 사이트에서 어떤 글을 주로 리트위트 하느냐고 설문조사한 결과(twtpoll.com/9fpox4) 현실을 비판한 글이 41%로 가장 많았고, 소식을 전하는 글이 24%, 인생 우정 연애 등에 관한 지혜를 주는 글이 19%로나타났다.

소셜분석 전문업체 그루터의 이두행 팀장은 “긍정적 콘텐츠보다 부정적 콘텐츠가 전염성이 강하고 강한 감정을 일으키는 콘텐츠가 전염성이 더 강하다”며 “리트위트가 많이 되게 하려면 글에 전파력이 강한 메시지를 담고 네트워크를 꾸준히 활기차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wang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