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8세 미만 게임 가입때 부모·법정대리인 동의 의무화
낮 시간에도 접속 차단 가능

청소년 이용비중 높은 게임사·PC방 타격 불가피
설 연휴 직전 국무회의를 전격 통과한 ‘선택적 셧다운제’가 게임 업계에 일파만파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심야시간대(밤 12시~오전 6시)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제보다 훨씬 강력한 규제로 이용 시간대에 관계없이 부모 등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게임 접속이 가능한 제도다. 대상 폭도 18세 미만 청소년들로 셧다운제보다 넓다.

◆부모 동의없이 게임가입 불가능

'선택적 셧다운제' 전격 도입, 부모가 이용시간 통제…게임업계 '패닉'

이 같은 내용의 선택적 셧다운제가 지난 12일 차관회의에 이어 17일 국무회의를 일사천리로 통과하자 그동안 ‘설마’하며 지켜봤던 업계는 거의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청소년들은 신규 게임 회원가입 시 부모나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게임사는 게임 등급과 게임 내 결제 정보, 게임 시간 등을 의무적으로 통지해야 한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회원가입을 하려면 부모 등 법정대리인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을 기입해 인증을 받아야 한다. 또 부모(법정대리인)가 원할 경우 사전에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을 정해 이 시간을 넘어서는 게임 접속은 원천 차단된다.

심야 셧다운제와 달리 청소년들이 주로 게임을 즐기는 낮시간에도 게임 차단이 가능한 데다 부모가 자녀의 게임 이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성곤 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선택적 셧다운제는 이용자의 게임 이용 시간을 마음대로 제한할 수 있어 심야시간대 게임 차단보다 훨씬 강력한 조치”라고 말했다.

◆게임 업계, 벙어리 냉가슴

이처럼 강력한 법안이 도입됐지만 게임 업체들은 드러내놓고 반발도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등 학교폭력 문제의 주요 요인으로 게임의 폭력성이 지목되면서 업계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기습적으로 선택적 셧다운제를 통과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당초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막기 위해 연속 이용 2시간 이상인 게임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셧다운제를 적용하는 안을 냈지만 여성가족부의 반대로 더욱 강경한 안이 통과됐다는 후문이다.

◆1만5000개 PC방도 ‘비상’

선택적 셧다운제를 다루고 있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지난 22일 발효됐으며 6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8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매출 300억원, 상시 근로자 수 300명 이상인 게임 업체가 적용 대상이지만 여기에 해당되는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등 상위 20여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 전반에 매출 감소가 일어날 전망이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청소년 순방문자 수 비중이 각각 50%, 30%인 넥슨과 CJ E&M 넷마블 등이 특히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전국 1만5000여개의 PC방 업체들도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전국 PC방 업체의 단체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안성용 팀장은 “PC방의 청소년 매출 비중이 50% 수준에 달하는 만큼 이들의 게임 시간을 제한하면 당연히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 선택적 셧다운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도입된 새로운 규제.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막기 위해 만 18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시간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다. 부모나 법정대리인이 요청하면 게임 시간을 정해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차단할 수 있고 회원 가입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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