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평동에 있는 상업 인쇄용 잉크업체 에이에스잉크케미칼의 강성부 부장은 요즘 하루 일과를 링크트인(Linked-in)에 접속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링크트인은 기업인들이 신규시장 개척과 바이어 발굴 등에 주로 활용하는 세계 최대 비즈니스 전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그는 메시지 인박스(in-box)에 들어가 문의를 해온 해외 업체들의 프로필을 확인한 후 1촌(1차 네트워크)을 맺고, 제품 정보를 요청한 구매 담당자들에겐 제품 브로셔를 보낸다. 지난 10월 말 2만7000달러 규모의 잉크 제품을 납품한 미국의 프린트업체 T사에도 구매 후 애로사항이 없는지 묻고 꼼꼼히 피드백을 해 준다.

지난해까지 해외 판로 개척을 현지 광고 등에 의존해왔던 이 회사는 올 1월부터 무역협회(KITA)가 진행한 ‘SNS 수출마케팅 지원사업’에 참여, 미개척지였던 미국시장을 처음으로 뚫었다. 강 부장은 “4월 인콰이어리(수출 문의)를 처음 받은 후 반년 동안 가격 협상, 품질 인증 등을 거쳐 10월에 첫 물량을 수출했다”며 “인도, 파키스탄, 홍콩 등 30여개 업체와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링크트인’으로 해외 판로 뚫는다

‘링크트인’을 통해 수출에 나선 중소기업들이 최근 가시적 성과를 내면서 해외 판로 개척 수단으로서 SNS가 부각되고 있다. 무역협회는 지난 1월부터 3차에 걸쳐 총 194개 중소기업에 링크트인 프로필 작성·바이어 발굴과 네트워킹·계정이관 등을 주 내용으로 SNS 수출 마케팅을 지원해왔다.

최근 상장한 측정기기 제조업체 케이맥도 이 사업에 참여해 놀랄 만한 실적을 냈다. 5월 계정을 만들고 반년이 채 안 돼 중국 미국 캐나다 인도 폴란드 등 해외 기업 5곳과 6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 안정무 케이맥 팀장은 “‘케이맥 엔젤’이라는 이름의 SNS 전담 부서를 새로 꾸리고 직원 3명이 링크트인 계정을 실시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며 “내년엔 링크트인을 통해서만 50억원어치를 수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수출까지 시간 짧고 신뢰성 높아

링크트인이 수출의 새 창구로 주목받는 것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 계약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프로필 작성 시 엄격한 인증을 요구해 신원에 대한 신뢰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링크트인을 통해 접착용 화학제품인 호나솔 4만6000달러어치를 중국 뉴리소스케미컬에 내보낸 동성하이켐의 김동필 대리는 “인콰이어리가 온 지 한 달 만에 수출에 성공했을 정도로 빠르게 절차를 진행해 7월부터 매달 제품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참여업체 중 8개사가 현재까지 21건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켜 총 43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 링크트인

200개국 1억명이 가입한 세계 최대 비즈니스 네트워크 사이트다. 2002년 리드 호프먼 회장이 자택에서 창업했다. 초기 구직·구인 관련 SNS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기업인들이 바이어 발굴과 신규시장 개척, 비즈니스 파트너 물색 등에 주로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