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1조달러 시대] 코리아 프리미엄 끌어올린 삼성전자…혼자서 650억弗 수출
작년 초만 해도 국내외에 삼성전자 위기론이 팽배했다. 선진국 경기 침체로 반도체나 TV 시황이 불투명한 데다 휴대폰에서도 애플 아이폰에 밀려날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갤럭시S를 출시해 애플 추격전에 나섰다. 그 목표는 1년여 만에 달성했다. 애플과 치열한 특허소송을 벌이는 가운데 올 3분기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랐다. 애플과의 격차는 무려 1000만대. 삼성전자의 3분기까지 스마트폰 판매량은 6090만대로 4분기에 3910만대만 더 팔면 1억대 기록을 달성한다.

스마트폰 덕에 삼성전자 수출액은 더욱 늘어나 삼성전자는 12일 무역의 날에 국내 기업 중 최초로 650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2006년 이후 5년 연속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TV 역시 한국 수출의 일등공신 가운데 하나다. 10월에는 북미시장에서 월판매 100만대의 신기록을 세웠고 11월엔 전 세계 시장에서 570만대를 팔았다. 월 단위 판매량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전 세계에서 삼성 TV가 1초에 2대 이상 팔린 셈이다.

삼성전자가 TV 판매 신기록을 연거푸 경신한 것은 지역과 고객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마케팅 덕분이다. 지난달 판매한 570만대의 TV 가운데 고가 프리미엄 제품인 LED TV 비중은 70%를 넘었다.

지역별로는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 전체TV, 디지털TV, 평판TV , LCD TV, PDP TV, LED TV, 3D TV, 스마트TV 등 7개 분야에서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작년 대비 40% 이상 많은 TV를 팔았다”고 설명했다.
[무역 1조달러 시대] 코리아 프리미엄 끌어올린 삼성전자…혼자서 650억弗 수출
매출의 90% 이상인 반도체도 삼성전자의 빼놓을 수 없는 효자 수출 품목이다.

삼성전자는 1992년 64메가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반도체 강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1994년 256메가 D램, 1996년 1기가 D램을 연이어 내놓으며 메모리 반도체 1인자로서 면모를 이어갔다. 1993년 이후 18년 동안 메모리 반도체 최대 공급 업체로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시스템 반도체의 신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 끝에 삼성전자는 현재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메모리와 비메모리 분야에서 모두 강한 면모를 보이면서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삼성의 반도체 수출액은 275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반도체 장비 및 재료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의 중소기업 상생협력 정책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을 기록했다.2006년 우리나라 전체 수출 가운데 21%를 차지했으며 2007년 20.4%, 2008년 18.9%로 하락하다가 2009년 23.7%, 2010년 23.9%로 증가했다.

올해는 TV와 휴대폰, 반도체 등에서 모두 호실적을 내 삼성의 수출액과 수출 비중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전망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