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외수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신이고 정치인 허경영은 역할수행게임(RPG)의 대통령인가.

국내 게임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색 홍보·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종전과 달리 인기 연예인 대신 유명 인사를 모델로 기용하는가 하면 게임 이용자들에게 돈을 주는 등 게임 홍보전이 다양하고 독특해졌다.

광고 모델이 달라진 게 가장 눈에 띈다. 게임업체들은 통상 새 게임 출시를 앞두고 인기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게임 모델로 내세웠다. ‘마비노기’의 소녀시대, ‘앨리샤'의 아이유, ‘프리스타일’의 카라 등 당대 인기 스타들이 모델을 도맡았다. 하지만 게임 연령층이 다양해지고 홍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색 모델을 기용하기 시작했다.

텐센트코리아는 웹게임 ‘춘추전국시대’ 모델로 이외수 씨를 내세웠다. 광고에는 이씨가 한 손을 치켜들고 ‘내가 펜 대신 칼을 잡으면 전쟁의 신이 될 것이다’고 씌어 있다. 텐센트코리아 측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트위터 팔로어를 보유한 이씨를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라이브플렉스는 전쟁을 다룬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불패온라인’ 모델로 허경영 씨를 기용하고 ‘불패당 총재’란 애칭을 붙였다. 게임 이용자 중 정치 관심층인 30대 이상이 많은 게 허씨를 기용한 이유다. 이제범 라이브플렉스 이사는 “현실 정치와 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이라서 허씨의 독특한 캐릭터가 잘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이용자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화제다. 실시간 전략 대전게임 ‘카오스온라인’을 서비스하는 세시소프트는 1억원을 내놨다. 이 게임을 세 판 해보고 재미 없으면 1만원을 1만명에게 보상해주기로 했다. 세시소프트 관계자는 “게임 세 판을 즐기면 2~3시간 걸리는데 시간당 최저임금(4320원)을 따져서 보상액을 정했다"며 “지금까지 3명이 보상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 게임은 이벤트 첫날인 지난달 29일 동시접속자수 1만1000명을 돌파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