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발생한 전국 규모의 정전사태에 대해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박 장관은 1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시장이 싫어하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 국제 금융시장이 지난 주말부터 요동치고 있다"며 "어제 있었던 정전 사태 역시 불확실성과 변동성 관점에서 본다면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추가 감세안을 놓고 당과 정부가 절충한 것도 불확실성을 하루빨리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제부처가 정책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박 장관은 "추석연휴기간 추석성수품을 집중적으로 공급한 덕분에 배추와 사과 등이 8월 하순에 비해 가격 안정세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소금, 고추는 예년보다 높은 가격수준을 보이고 국제 원자재 가격도 여전히 불안해 물가 안정을 위해 다시 한번 온 힘을 다해야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 결과 최근 기상이변으로 가격변동성이 높아진 품목에 대해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고랭지배추 면적 조사를 연 2회에서 연 4회로 늘리고, 수급불안 품목을 중심으로 시군별 통계조사를 확대하는 한편 그동안 공표하지 않은 잠정통계를 내부활용을 전제로 수요 부처에 제공하는 등 통계기반을 정비하기로 했다.

또 계약재배를 내실화하기 위해 우수 계약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다년계약제 도입, 최저보상가격 현실화 등을 추진하고, 수산물의 비축물량을 2015년까지 소비량의 5%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대비하고자 온대성 작물 중심으로 한 기후변화 적응 품종 개발, 아열대작물 재배, 습기에 강한 종자 개발ㆍ보급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쟁 촉진, 가격공개 확대 등 제도개선 방안도 이날 논의됐다.

휴대전화의 출고가격 부풀리기 등 통신분야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고, 변동금리상품임에도 금리를 고정시켜 대출 고객들에게 부당하게 높은 이자를 받는 행위를 적발ㆍ제재하기로 했다.

아울러 수입농산품 분야 등에서 가격상승을 초래하는 글로벌 기업의 불공정행위 여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금융ㆍ건설ㆍ운수 등 분야에서 사업활동규제, 가격규제 등 경쟁제한적 규제 전반을 대상으로 개선방안을 연구용역과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단독으로 하던 독과점산업에 대한 시장분석을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실시해 분석의 전문성과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 간 가격경쟁을 확산시키기 위해 다음달부터 지방공공요금과 서비스요금의 지자체별 가격공개 품목이 현재 10개에서 25개로 확대된다.

지방공공요금 부분에선 택시료, 상수도료, 하수도료, 쓰레기봉투료, 도시가스료 등 5개가 추가됐다.

외식비는 기존 6개 품목이 냉면, 비빔밥, 삼계탕, 김치찌개 백반, 외식 삼겹살, 자장면, 칼국수, 김밥 등 8개 품목으로 조정됐고, 농축수산물은 현행 배추, 무에서 쌀, 쇠고기(등심), 돼지고기(삼겹살), 닭고기, 달걀로 변경됐다.

또 세탁료, 숙박료(여관), 이용료, 미용료, 목욕료 등 기타 서비스 품목 5개가 추가됐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