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구글플러스(Google+) 서비스를 시작한 지 거의 두 달이 됐습니다. 구글은 6월28일 슬그머니 구글플러스를 내놓았죠.한마디로 페이스북과 비슷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입니다. 친구들 글이 뜨는 '홈'이 있고 자신의 글만 뜨는 '프로필' 페이지도 있죠.아직은 베타 서비스 단계이고 친구 추천을 받아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글플러스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구글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시작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큰 것만 따져도 서너 차례는 됩니다. 특히 구글버즈와 구글웨이브는 그야말로 "DOA(dead on arrival · 나오자마자 사망)"였습니다. 그런데도 기를 쓰고 소셜 서비스를 시도합니다. 지난 4월 최고경영자(CEO)가 된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소셜 서비스에 주력하라며 특별 보너스까지 내걸었습니다.

구글이 소셜에 힘을 쏟는 이유가 뭘까요? 구글은 검색 서비스 회사입니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는 게 본업이죠.그런데 세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소셜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친구들이 추천한 글을 많이 읽습니다. 그러다 보니 '구글 시대가 가고 페이스북 시대가 열렸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페이스북을 잡으려면 소셜 시장에 뛰어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페이스북 따라잡을까

구글플러스는 서비스 개시 한 달 만에 사용자가 2500만명을 돌파해 화제가 됐습니다. 2500만명이면 싸이월드 가입자와 맞먹습니다. 최근에는 구글플러스 트래픽이 주춤해졌다는 얘기도 있었죠.재미있는 건 구글플러스에서 팔로어(독자)가 가장 많은 사람은 페이스북 창업자 · CEO인 마크 저커버그라는 사실입니다. 글을 단 하나도 올리지 않았는데 팔로어가 47만명이 넘습니다.

논란도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구글플러스가 어떤 서비스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구글플러스가 페이스북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얘기도 있었고,페이스북보다는 트위터에 타격을 입힐 것이란 얘기도 나왔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중간쯤에 위치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종 기능은 페이스북을 닮았는데 반응이 즉각적이란 점은 트위터와 비슷합니다.

구글플러스는 과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밀려 잊혀질까요? 구글플러스가 초반에 급속히 가입자를 늘려가자 '페이스북 킬러'니 '트위터 킬러'니 하는 말이 나왔지만 그렇게 호락호락 밀려날 서비스는 아닙니다. 페이스북은 이미 사용자가 7억3688만명(소셜베이커스 집계)이나 되고 트위터도 약 2억명이나 됩니다.

◆구글 서비스 연동이 강점

구글플러스의 강점은 뭘까요?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영상채팅이라는 사람도 있고,친구들을 학교친구,직장동료 등으로 구분하는 서클이라는 사람도 있고… 사람마다 다르겠죠.저는 구글의 각종 서비스와 연동하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구글은 구글플러스 론칭 후 서비스 메뉴를 통합했습니다. 이 서비스,저 서비스 편하게 옮겨다니며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구글 사용자 입장에서 구글플러스 등장 후 확실하게 달라진 게 하나 있습니다. 로그인 시간이 부쩍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저의 경우 로그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G메일에 들어온 보도자료 확인하고,구글플러스에 새로 올라온 글이나 댓글도 확인하고,구글닥스에서 바로 문서 작성하고,약속 일정 잡히면 구글캘린더에 바로 메모하고… 이런 식으로 사용합니다.

◆'공대 분위기'가 약점

구글플러스에 강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대한 약점이 있습니다. '공대 분위기'가 그것입니다. 구글플러스 사용자 중에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70,80%나 된다는 그래픽도 나왔습니다. 게다가 여성 비중이 20% 안팎에 불과합니다. 베타 서비스란 점을 감안해도 이런 상태로는 결코 페이스북을 이길 수 없다고들 말합니다.

또 하나의 약점은 페이스북의 막강한 네트워크 효과입니다. 네트워크 효과란 인원이 늘어날수록 효과가 커지는 걸 말하는데,친구들이 모두 페이스북에 있다면 혼자 구글플러스로 옮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구글플러스가 12개월 후에는 미국 내 보급률이 22%에 달해 트위터(20%)를 제치고 2위 소셜 서비스가 될 거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만 페이스북과의 싸움은 녹록지 않습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blog.hankyung.com/kim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