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판에 올라서자 로봇 슈트가 몸에 입혀진다. 힘이 10배로 세져 무거운 물건도 번쩍 들어올린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로봇 슈트를 입고 아이언맨으로 변신하는 것이 먼 미래의 일은 아니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쇼에는 첨단 로봇들이 대거 등장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노래하고 강의하는 로봇

관람객이 이산솔루션의 로봇 '알티'에게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자 즉석에서 노래를 시작한다. '사랑은 비를 타고'의 주제가 'Singing in the Rain'이다. 눈을 깜박이는가 하면 노래를 신청한 사람에게 윙크를 보내기까지 한다. 팔을 흔들어가며 제법 흥겹게 노래를 부른다. '알티'는 원래 강의용 로봇으로 개발됐다. 170㎝ 키의 남성 모양으로 생긴 이 로봇은 미리 내장한 과학 지식 및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주제에 걸쳐 강의를 할 수 있다.

SRC,미니로봇,이지텍 등 벤처기업들은 어린이들이 갖고 놀기에 적합한 소형 로봇을 전시했다. 로보빌더는 로봇 간의 축구 경기를 시연해 눈길을 끌었고 KT는 영상 통화,정보 검색,음악 및 동영상 재생 등이 가능한 유아용 로봇 키봇을 선보였다.

◆트랜스포머형 로봇도 등장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3가지 밀리터리(군용) 로봇을 공개했다. 견마로봇은 정찰 및 적의 동향 감시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로봇이다. 평소에는 땅에 몸을 웅크리고 있지만 적 동향 감시 명령이 떨어지면 순식간에 몸을 일으켜 네 다리를 가진 말 모양의 로봇으로 변신한다.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로봇으로 변신하는 것을 연상케 한다. 올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비행감시 로봇과 부착용 로봇도 전시했다. 부착용 로봇은 사람의 팔과 다리,허리에 로봇의 팔,다리 등을 부착하면 사람이 마치 로봇처럼 힘이 세지고 하늘을 날거나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도 있다.

◆9월엔 국내 최초 로봇 레스토랑 오픈

퓨처로봇이 선보인 '퓨로'는 웨이트리스,전시장 안내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이다. 퓨로는 올 9월 전자랜드에 문을 여는 국내 최초 로봇레스토랑에 5대가 투입된다. 퓨로는 키 150㎝ 아담한 체구의 여성 모양을 하고 있다. 손에는 22인치 모니터 크기의 터치 스크린이 달려 있다.

로봇 식당에서 실제 서빙을 맡게 될 로봇을 체험해 봤다. 부스 입구에 들어서자 로봇이 사람을 인식하고 다가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몇 명이 함께 왔는지 인식한 뒤 자리를 안내한다. 자리에 앉으면 터치 스크린의 메뉴를 보여준다. 커피를 선택한 뒤 스크린에 부착된 카드 결제기를 통해 계산을 마쳤다. 10분쯤 지나자 로봇이 커피를 가져다준다. 송세경 퓨처로봇 사장은 "올 하반기 미국의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에 퓨로를 대량 수출할 예정"이라며 "국내에서도 각종 전시관이나 박물관,기업 홍보관 등에서 퓨로의 쓰임새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