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상품 없애고 수익 배분 조정돼야

음악인들의 주 수입원이 된 디지털 음원 수익 배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6일 세상을 뜬 1인 프로젝트 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본명 이진원)'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음악에 매진한 사실이 알려지며 트위터 등에서는 디지털 음원 요율(料率)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 문제는 가요계가 음반에서 디지털 음악 시장으로 재편된 4-5년 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디지털 음원 수익이 이동통신사와 음악사이트 등의 서비스 사업자에게는 후한 반면 음악인들에게는 너무 박하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터져나온 것이다.

2006년 가요계는 부당한 수익 배분에 반발, 음원 공급 중단 등의 방법으로 이동통신사에 전면전을 선포했으나 별 소득없이 흐지부지 끝났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가수협회 제3대 회장이 된 태진아는 지난 10일 취임사에서 "음원 수익의 효율적 배분 등 가수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힘쓰겠다"고 공언했다.

◇음원 헐값 판매ㆍ수익 배분 불균등 = 최대 쟁점은 서비스 사업자들이 음원을 헐값에 판매하는데다 음원 생산자 겸 권리자인 음악인과 음반제작사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간다는 점이다.

디지털 음원 수익 중 서비스 사업자들의 몫은 대략 절반 가량이다.

미국 애플의 아이튠즈가 30%의 수익을 가져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이가 크다.

이중 모바일(통화연결음, 벨소리)의 경우 음원 생산자에게는 25%의 수익이 배분된다.

이 수익에서 음원 유통사에 수수료 20-25%를 떼주면 결국 1천원 짜리 곡을 팔 경우 곡당 수익은 약 200원에 불과하다.

평균 곡당 500-600원에 판매되는 멜론, 엠넷닷컴 등의 음악사이트에서 음원 생산자들의 몫은 대략 35-40%다.

그러나 음악사이트의 경우 내려받기(다운로드)와 무제한 듣기(스트리밍)를 결합한 '음악 40곡+무제한 듣기=월 7천원' '음악 150곡 다운로드=월 9천원' 등의 월정액 상품을 판매하면서 저가 경쟁을 해 음원 생산자의 몫은 곡당 몇십원 부터 몇원까지 추락했다.

김건모, 채연의 소속사인 미디어라인 김창환 대표는 16일 "CD가 팔리던 시절에는 음반제작사가 음반의 도매가를 정했지만 지금은 서비스 사업자들이 디지털 음원 가격을 책정한다"며 "제작비 100원을 들인 음원을 이들이 10원에 판매하는 셈이다.

우린 판로가 없는데다 몇 푼 안되는 수익도 못 건지면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니 부당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15년 경력의 한 싱어송라이터 역시 "음악사이트들이 가입 회원을 위한 프로모션으로 무료 내려받기 기회를 주곤 하는데 그 회원이 이후 가입을 해지하면 결국 음원이 공짜로 풀리는 셈"이라고 전했다.

◇유통구조 개선ㆍ건강한 소비 풍토 절실 = 음악업계는 K-POP이 아시아권의 신(新)한류를 이끄는 상황에서 양질의 음원 생산을 위한 재투자가 이뤄지려면 곡당 제값을 받고 수익 분배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부 대형 음반제작사들은 힘을 합쳐 디지털 음원 유통 사업을 전개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김창환 대표는 "월정액 상품을 없애고 곡당 최하 가격이 대략 1천원인 전세계 표준으로 음원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며 "또 아이튠즈처럼 70%까지 수익을 돌려주진 않더라도 서비스 사업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음원 생산자의 입장을 고려한 수익 배분 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도 최근 트위터를 통해 "음악가에게 배분은 70% 정도면 좋겠다"며 "현재의 상황도 무시할 수 없으니 스트리밍 상품은 그대로 두되 대신 음악인이 스트리밍 상품에 자신의 음악을 포함시킬 지 선택할 수 있게 해야하며 묶음 상품은 없앤 후 곡당 가격은 현재의 600원과 1천원 중 선택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 같은 대안을 제시하는 음악업계의 목소리를 서비스 사업자들도 인지하고 있다.

멜론의 김미연 팀장은 "음악을 듣는 디바이스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음악 소비 트렌드도 바뀐다"며 "예를 들어 스트리밍 소비가 많으면 음원 생산자와 서비스 사업자 간에 가격을 조정하는 등 개선 노력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음악 저작권 보호에 대한 대중의 인식 개선을 통해 건강한 음악 시장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는데는 뜻을 같이했다.

김 팀장은 "2004년 멜론이 월정액 상품을 처음 만들었는데 당시 개인간(P2P) 파일 공유 사이트 등에서 불법으로 음원을 이용하는 유저가 많아 이들을 유료 시장으로 끌어들여야 했다"며 "2004년 이후 국내 음악사이트 총 유료 가입자는 250만 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곡당 1천원에 판매한다면 유료 구매는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며 "음악 시장이 정화되지 않으면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미닛과 비스트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 역시 "음악업계가 펼친 불법음원근절운동을 통해 '노래=공짜'란 인식이 개선됐지만 월정액 상품이 만들어진 것은 음악이 여전히 무료에 가깝다는 사회적인 인식 탓"이라며 "대중이 유료 시장으로 들어와 수익이 음악인에게 제대로 돌아갈 때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다.

건강한 음악 풍토를 만들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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