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과 걸그룹이라는 대한민국의 대표 콘텐츠가 북미 지역 게이머들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제휴 협약을 통해 글로벌 시너지 창출에 나선 엔씨소프트와 JYP는 3∼5일(현지시각) 시애틀에서 열린 북미 최대 게임 전시회 PAX(PENNY ARCADE EXPO) 2010에서 화려한 게임과 공연, 색다른 커뮤니티 행사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역할을 톡톡히 했다.

◇ 북미 게이머들 '길드워2'에 열광 = 산호세,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미국 내 3대 게임 개발 도시로 꼽히는 시애틀은 매년 9월이면 북미 전역에서 달려온 게이머들로 도시 전체가 활기를 띤다.

PAX는 전문가 위주의 다른 게임 전시회와 달리 일반인들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 축제다.

지난 2004년 시작한 PAX는 지난해에는 6만여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면서 북미 지역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축제로 자리잡았고 올해도 3일 입장권(3-Day PAss)이 이미 두 달 전에 매진될 정도로 게이머들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PAX 2010 행사가 개막한 지난 3일 시애틀 중심가에 위치한 워싱턴 컨벤션 센터 앞은 어김없이 각종 게임 속 캐릭터 복장 등을 입은 게이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전 10시 행사가 개막하자 마자 게이머들은 앞다퉈 컨벤션 센터 4층에 위치한 행사장으로 달려갔다.

행사장 중앙에 위치한 엔씨소프트의 차기 블록버스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길드워2' 부스 역시 개막 직후 달려온 게이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관람객들은 '길드워2' 시연버전을 경험하기 위해 꼬리를 물며 줄을 섰고 30∼40분을 기다려서야 '길드워2' 속 캐릭터들을 직접 움직여볼 수 있었다.

시애틀에 거주하는 세실(25) 씨는 "'길드워' 때부터 엔씨소프트 팬이었는데 이번 PAX 2010에서 '길드워2'가 공개된다는 얘기를 듣고 3일치 티켓을 미리 끊었다"면서 "30여분을 기다려 시연버전을 해봤는데 다시 줄을 서서 한 번 더 플레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특히 3차원(D) '길드워2' 버전에 대해 찬사를 쏟아냈다.

"평소 와이프와 함께 엔씨소프트의 '길드워'를 즐겨했다"는 캐나다인 크리스(35) 씨는 "와이프와 3D 스테이션에서 '길드워2'를 해봤는데 그래픽이나 움직임이 너무 멋졌다"면서 "집에 이런 시설을 갖추고 항상 3D로 게임을 하고 싶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 "게임+걸그룹으로 신(新) 한류 이끈다" = 이날 오후 시애틀의 상징인 스패이스 니들 근처 체험음악관 EMP(Experience Music Project)에서 열린 '아이온' 커뮤니티 행사에서도 이러한 열기가 이어졌다.

EMP는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이 세운 초현대식 음악 박물관으로, 엔씨소프트는 MMORPG '아이온' 게임 유저들을 EMP로 초청, 커뮤니티 행사를 열었다.

오후 8시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시작하자마자 650명의 정원이 순식간에 가득차 들어가지 못한 게이머들은 EMP 주변을 서성거려야만 했다.

이번 커뮤니티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걸그룹 원더걸스가 등장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국내 최고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와 걸그룹 열풍을 몰고온 원더걸스를 배출한 JYP는 지난 5월 '아이온'을 통한 신곡 발표, 원더걸스 캐릭터 꾸미기 등의 프로모션을 공동 진행한데 이어 최근 글로벌 시너지 창출을 위한 창의적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커뮤니티 행사는 '아이온' 팬들과 원더걸스 팬, '아이온'과 원더걸스를 모두 좋아하는 팬들이 어울리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게임과 걸그룹이라는 한국의 대표 콘텐츠가 합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한 여성 게이머는 "평소 '아이온'을 즐겨해 이번 행사에 참가하게 됐다"면서 "외신을 통해 '아이온'과 원더걸스가 한국에서 이벤트를 진행했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을 가졌는데 실제 원더걸스의 공연까지 보게 돼 매우 신났다"고 말했다.

원더걸스 멤버 선예는 "게임과 음악은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하고 즐길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아이온'이라는 게임을 통해 여러 새로운 시도를 했고 많은 팬들을 만났는데 앞으로도 계속 작업을 함께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시애틀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